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국민영화로 등극한 ‘귀향’의 조정래 감독은 무려 14년에 걸쳐 영화를 만들었다. 각본, 연출, 제작을 맡은 조정래 감독은 지난 2002년 나눔의 집(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 봉사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접하고 영화 제작을 결심했다.
온통 가시밭길이었다. ‘왜 이런 영화를 만드느냐’는 질문부터 성사 직전까지 갔던 투자가 무산되기까지 가슴에 응어리가 지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함께 뜻을 모았던 영화 동지들도 하나둘 떠나갔다.
조정래 감독은 2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14년이 길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돌이켜보면, 이렇게 끈기와 집념을 갖고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다큐멘터리 ‘파울볼’을 만들면서 김성근 감독의 세계관과 성품에 감동을 받은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한 번 실패한 선수들을 품에 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는 김성근 감독님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결국 고양원더스를 리그 1위까지 올려 놓으셨잖아요. 존경할 수 밖에 없었죠.”
조 감독은 야구팬으로서 처음에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싫었다. 다른 팀 팬으로서 징글징글했다.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파울볼’을 만들면서 선입견이 깨졌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필드에 나와 계세요. 선수들과 항상 같이 뛰시며 야구를 가르치시더라고요. 운동장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계시고요. 투수 출신 감독님이신데, 타격과 수비도 너무 잘 가르치시더라고요. 다큐멘터리 만들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는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김성근 감독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귀향’ 역시 모두가 힘들다고,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끈기와 집념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국민들이 만들어주신 영화죠. 자발적으로 돈을 모금해 주시고, 직접 홍보까지 해주시니까요. 삼일절 무대 인사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영화가 한 번 상영할 때마다 한 분의 영혼이 고향으로 오신다고 믿습니다. 많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조정래 감독의 끈기와 집념, 그리고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귀향’은 21개 스크린에서 876개 스크린으로 늘었다. 1일까지 ‘귀향’의 누적관객수는 170만 5,277명으로, 곧 200만 관객을 돌파한다. 끈기와 집념은 기적을 만든다.
[조정래 감독,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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