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 선수들은 모두 페이스가 좋지 않은 것일까.
두산은 이번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성적이 좋지 않다. 2일 소프트뱅크 2군에 재역전패, 중간전적 1무6패다. 두산은 아직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물론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승패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결국 성적이 좋지 않다면 왜 좋지 않은지, 개선점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책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페이스를 체크할 필요성이 있다. 김태형 감독은 시드니 스프링캠프 당시 "누군가가 빠져나간 선수의 공백을 메운다기보다 각자가 조금씩 더 잘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야구는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 결과가 쌓이면 팀의 승패로 직결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개개인의 경쟁력이 곧 팀 경쟁력의 토대다.
▲장원준과 유희관, 보우덴과 노경은
1일까지 두산 투수들의 성적은 5패1홀드 평균자책점 5.33. 피안타율은 0.280, WHIP는 1.46. 개인별 희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핵심 투수들 중에선 장원준과 유희관의 페이스가 좋다. 장원준은 2경기서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도 145km까지 찍혔다. 유희관은 3경기서 7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볼넷 2실점 평균자책점 3.86. 두 좌완은 올 시즌에도 주축 선발투수다. 연습경기지만 페이스가 좋은 건 고무적이다.
반면 새 외국인투수 마이클 보우덴과 올 시즌 두산 마운드 키를 쥐고 있는 노경은은 좋지 않다. 보우덴은 3경기서 6이닝 8피안타 6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흔들렸다. 구속은 148km까지 나왔지만, 슬라이드스텝이 빠르지 않아 일본 주자들에게 도루를 자주 허용했다. 변화구도 직구와 로케이션 차이가 있었다는 후문. 투구 매커니즘을 체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규시즌 개막 때까지 개선한다면 지금의 난타가 약이 될 수 있다. 2일 소프트뱅크 2군전서는 3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희망을 보여줬다. 노경은도 3경기서 7이닝 8피안타 7탈삼진 6실점으로 흔들렸다. 구속은 148km까지 나왔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당시 좋았던 밸런스는 아니었다. 노경은은 5선발이 유력하다. 그러나 우완 불펜 사정에 따라 불펜을 맡을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노경은의 본질. 좋지 않다면 선발이든 불펜이든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밖에 지난해 시범경기서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시즌아웃됐던 최병욱은 4경기서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좋았다.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증거. 좌완 메인 셋업맨 함덕주와 전천후 요원 허준혁도 2경기서 나란히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진우, 안규영, 오장훈, 장민익, 진야곱 등은 평균자책점이 높다. 시범경기서 분발해야 1군에 진입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민병헌 양의지 최주환과 나머지 주축타자들
본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타격전이 많다. 투수들이 페이스를 올리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타자들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산 타자들은 대체로 감이 좋지 않다. 1일까지 6경기서 팀 타율 0.259에 불과했다. 홈런은 6개가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타선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주축 타자들 중에서는 민병헌, 양의지, 최주환의 페이스가 좋다. 민병헌은 7경기서 23타수 11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 중이다. 양의지는 4경기서 10타수 4안타 타율 0.400 1타점 3득점. 발가락 통증이 남아있지만,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다. 최주환은 6경기서 14타수 5안타 1타점 1득점이다. 박건우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홈런을 2개 쳤다. 그러나 김재호, 닉 에반스(삼진 9개), 오재원, 정수빈, 허경민, 홍성흔 등의 타격감은 바닥 수준이다.
타자들의 경우 여러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 시드니에선 대체로 타격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으나 미야자키 이동 이후 떨어진 케이스도 있다. 그럴 경우 시범경기 혹은 정규시즌을 앞두고 다시 올릴수 있다. 어차피 타격 페이스는 업다운이 있다.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는 타자들도 있다. 또 하나. 두산 타자들은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다. 일부 선수들은 프리미어12까지 차출, 체력적 부담감이 극심했다. 오재원의 경우 기초군사훈련과 FA계약으로 스프링캠프 합류 시기가 늦었다. 여러모로 안정적인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눈에 보이는 연습경기 성적이 중요한 건 아니다. 다만, 타격 매커니즘을 정립하면서 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밟는 건 중요하다. 예를 들어 KBO리그 경험이 처음인 에반스의 경우 삼진이 많은 편인데, 전반적인 점검은 필요하다. 2일 소프트뱅크 2군전서도 삼진 2개로 무기력했다.
두산은 3일 소프트뱅크 2군과 마지막 연습경기를 치른 뒤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감한다. 저마다의 성과와 과제를 안고 귀국한다. 8일 개막하는 시범경기는 개개인의 올 시즌 경쟁력을 가다듬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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