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늘부터 플레이오프다."
우리은행은 2월 7일 정규시즌 4연패를 확정했다. 이후 위성우 감독은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체력 소모가 큰 존 프레스 트랩 디펜스를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대신 챔피언결정전에 대비, 주축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조절했다. 우리은행의 유일한 약점이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는 점이다. 긴 시즌을 치르면서 주축 멤버들의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 위 감독의 조치는 당연했다.
1개월이 흘렀다. 2일 신한은행전을 앞둔 위성우 감독은 "오늘과 마지막 게임은 플레이오프"라고 했다. 위 감독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그는 "이틀 전부터 훈련량을 늘렸다. 시즌이 끝나면 연습경기도 치를 예정"이라고 했다.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방법
남자프로농구를 보자. 6강 플레이오프에 참가한 4팀은 희비가 엇갈렸다. 4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오리온과 KGC의 경우 시즌 막판 내부적인 사정으로 경기력이 불안정했다. 그러나 6강 플레이오프서 극적으로 경기력이 올라갔다. 큰 경기를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긴장감과 집중력이 올라갔다. 그 결과 공수완성도가 높아졌다. 한 농구관계자는 "그만큼의 클래스와 경험이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나머지 5팀보다 공수에서 구현하는 패턴과 조직력이 1~2수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년간 큰 경기도 충분히 경험했다. 정규시즌 4연패 확정 후 전력을 다하지 않아 패수가 늘어났지만, 챔피언결정전서는 결국 저력을 발휘, 무난히 통합 4연패를 차지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위 감독은 돌 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 사령탑 입장에서 당연하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 챔피언결정전 1차전(3월 16일)까지 약 40일이란 갭이 있다. 그는 "일찍 우승을 확정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 시즌 막판에는 제대로 경기를 치러보면서, 감각(큰 경기 특유의 분위기를 의미)을 맞춰가야 한다"라고 했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목표를 달성하면 긴장감이 풀리고, 응집력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오래가는 건 거사(챔피언결정전)를 앞둔 상황서 좋지 않다는 판단. 위 감독이 잔여 2경기를 '플레이오프'라고 칭한 이유다. 이날 우리은행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 사기가 떨어진 신한은행을 상대로 강하게 몰아붙여 완승을 따냈다. 공수 조직력과 움직임이 이전 몇 경기와는 달랐다.
구체적인 장치가 있었다. 위 감독은 최근 떨어뜨렸던 훈련량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훈련할 때부터 긴장감을 끌어올려, 자연스럽게 경기로 이어가겠다는 의도. 때문에 갑작스럽게 훈련량을 올린 선수들이 이날 초반 몸이 무거운 경향이 있었다. 떨어진 훈련량에 적응한 선수들이 올라간 훈련량에 일시적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1쿼터 좋은 움직임으로 슛 찬스를 만들었으나 야투 성공률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2쿼터에 제 자리를 찾았다. 수년간 많은 훈련량을 소화해왔고, 선수들의 몸이 기억하고 있다. 결국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와는 별개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는 부수적 성과도 얻었다.
▲맞춤형 분석과 연습경기
우리은행은 KEB하나은행 혹은 KB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두 팀은 상반된 컬러를 갖고 있다. 하나은행은 골밑이 강하고, KB는 외곽과 수비조직력이 좋다. 위 감독은 "두 팀은 전혀 다른 팀이다. 하나은행과 삼성생명은 비슷한 컬러인데, KB가 플레이오프에 올라오면서 다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그러나 두 팀에 대비, 공격 패턴과 수비 움직임에 세부적인 변화를 가미할 뜻을 밝혔다. 그는 "정규시즌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부분은 생길 것"이라고 했다. 특히 위 감독은 시즌 막판 KB의 상승세를 경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KB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렀다. 3승1패로 통합 3연패를 차지했지만,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지금의 KB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당시의 조직적인 시스템을 갖춘 상태. 즉, 하나은행과 KB에 대비, 팀 훈련이 좀 더 세밀화될 듯하다.
5일 KDB생명과 최종전을 치른 뒤에도 챔피언결정전까지 약 열흘간의 실전 공백이 있다. 위 감독은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남자고등학교(광신정산고가 유력하다. 박성배 코치의 동생 박성훈 코치가 이끈다. 우리은행의 비 시즌 연습경기 단골 상대)와 맞붙을 수 있다. 그들도 시즌을 시작했기 때문에 몸 상태가 올라와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은행으로선 실전감각 유지를 할 수 있다.
훈련량 증가를 통한 긴장감 상승, 맞춤형 준비, 실전 연습경기. 위성우 감독이 챔피언결정전을 위해 세 가지 장치를 마련했다.
[위성우 감독(위), 우리은행 선수들(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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