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승1무6패.
두산이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감했다. 3일 소프트뱅크 2군에 승리, 마지막 연습경기서 첫 승을 신고했다. 연습경기 종합 전적은 1승1무6패. 3일 최종전 직전까지 7경기 연속 무승이었다. 그만큼 타자들의 방망이는 무겁게 돌아갔고, 투수들의 피칭도 오락가락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때문에 연습경기 성적보다는 시드니부터 미야자키로 이어져온 스프링캠프를 냉정하게 돌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 두산의 이번 스프링캠프를 돌아보면, 수확과 과제가 있다.
▲추가 부상자 無
가장 고무적인 건 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 올해 스프링캠프에선 유독 중도 귀국자가 많았다. 부상 악화를 우려한 보호 차원에서의 귀국도 있었지만, 큰 부상으로 감독의 시즌 플랜 수립에 어려움을 안긴 케이스도 있었다. 두산은 중도귀국자가 나오지 않았다. 시드니와 미야자키로 이어진 캠프를 충실히 소화했다. 기존 부상자들 중 김강률, 최병욱은 재활 후 실전 등판에 성공했고, 성영훈과 윤명준도 순조롭게 재활 중이다.
그만큼 캠프를 꼼꼼하게 치렀다. 시드니의 경우 훈련 환경이 좋았다. 애리조나가 좀 더 낫다는 평가지만, 모든 선수가 기본체력을 충실히 만들었고, 작전, 수비훈련도 꼼꼼하게 소화했다. 미야자키의 경우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긴 했지만, 취소된 경기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귀국 하루 전날인 3일에도 소프트뱅크 2군의 요청으로 7이닝 연습경기를 추가 편성,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기대되는 뉴 페이스
뉴 페이스들이 돋보인다. 두산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스프링캠프 MVP는 포수 박세혁. 상무를 제대한 박세혁은 올 시즌 양의지, 최재훈과 함께 1군에서 뛸 가능성이 있다. 본래 타격에 소질이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에게 송구와 포구 능력도 눈도장을 받았다. 연습경기서는 7경기서 타율 0.539 OPS 1.110을 기록했다.
투수들 중에서는 최병욱이 돋보이는 뉴 페이스다. 지난해 삼성과의 포항 시범경기서 갑작스럽게 넘어지며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그러나 착실히 재활했고, 이번 스프링캠프서 재기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습경기서는 4경기 5이닝 4피안타 무실점. 최병욱은 시범경기 경합을 거쳐 1군 불펜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두산은 우완 불펜이 허약하다. 최병욱의 성장이 반가운 이유다.
신인들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외야수 조수행과 내야수 서예일은 시드니, 미야자키 캠프를 완주했다. 연습경기도 개근했다. 발이 빠르고 수비범위가 넓은 조수행은 당장 1군 백업 외야수, 대주자로 활용될 수 있다. 타격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인데, 연습경기서는 6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내야수 서예일도 타율은 0.250에 그쳤지만, 건실한 수비력으로 1군 백업 활용 가능성을 어필했다.
▲주축들 저조한 페이스
과제도 적지 않다. 투타 주축들의 연습경기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 정규시즌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야수들 중에서는 김재호, 닉 에반스, 오재원, 정수빈, 허경민, 홍성흔의 타격 페이스가 사실상 최저점이었다. 정규시즌에 맞춰 100%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시즌 초반 혼돈은 불가피하다.
투수들 중에서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노경은과 진야곱이 특히 좋지 않았다. 노경은은 5선발이 유력한데, 연습경기서는 3경기서 평균자책점 7.71로 좋지 않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했다.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선발이든 불펜이든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롱릴리프와 선발 모두 가능한 진야곱도 마찬가지. 5경기서 평균자책점 7.50에 그쳤다. 마무리 이현승의 경우 2경기 중 1경기는 좋았지만, 1경기는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흔들렸다. 이 부분은 대안이 없다. 이현승 스스로 페이스 관리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
▲좌익수·5선발·불펜
두산의 올 시즌 경합 파트는 좌익수, 5선발, 불펜이다. 미야자키 연습경기만으로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들이다. 시범경기까지 치러야 결론이 날 듯하다. 어쩌면 시즌 초반에도 부작용을 감수하고 실험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김현수가 떠난 주전 좌익수의 경우 사실상 박건우, 정진호, 김재환 3파전이다. 누구도 확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외야수비가 가능한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의 경우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활용된다. 때문에 이들의 경쟁은 시범경기서 불을 뿜을 전망이다.
5선발과 불펜 필승계투조 구축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노경은의 페이스를 계속 체크하는 동시에 김강률, 최병욱, 윤명준 등 재활 중이거나 재활 단계를 막 벗어난 우완 불펜들의 행보도 점검해야 한다. 노경은이 5선발로 자리 잡고 이들이 불펜에서 경합을 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노경은이 반등하지 못할 경우 지난해 선발로 기용됐던 진야곱, 이현호, 허준혁 등이 5선발 대안으로 꼽힌다. (그럴 경우 왼손 불펜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연습경기서는 허준혁의 페이스가 가장 좋았다. 3경기서 1승 8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좋았다. 지난 시즌 막판 잃어버렸던 투구 밸런스가 되살아난 듯하다.
마무리 이현승 앞에서 던지는 필승계투조 주인공도 현 시점에선 예측할 수 없다. 함덕주가 메인 셋업맨을 맡을 게 유력하지만, 어떤 멤버들이 가세할지 알 수 없다. 베테랑 정재훈의 경우 미야자키에선 실전 등판을 하지 않았다. 시범경기서 윤곽이 드러날 듯하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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