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이번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최고의 입담 대결이 펼쳐졌다.
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 5층 교육장에서 2015-2016 KCC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정규리그 2위 울산 모비스는 유재학 감독과 주장 양동근이, 6강 플레이오프서 동부를 누르고 올라온 오리온은 추일승 감독과 이승현이 참석해 승부를 예측했다.
유 감독과 추 감독은 1963년생 동갑내기다. 두 감독은 현역 시절 기아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쌓았다. 신경전을 먼저 시작한 건 유 감독. 유 감독은 “2주 넘게 오리온에 대해 준비를 많이 했다. 추 감독이 지난 인터뷰에서 나보고 내려올 때가 됐다고 했는데 사람 일이란 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상대를 자극했다.
또한 유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 심리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추 감독은 꼭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본인에게 큰 압박이 될 것이다”라며 “난 내려올 때가 됐다. 추 감독이 나보다 더 마음의 부담이 많을 것이다”라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추 감독은 “한국 농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유 감독이 우승을 차지하면 안 된다. 식상하다”라며 “언제까지 양동근이 MVP를 차지할 것이냐. 이번 기회에 (이)승현이가 MVP를 받아서 이승현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라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하지만 신경전도 잠시 두 감독은 서로를 챙기며 친분을 과시했다. 먼저 유 감독은 “선수 시절 추 감독 별명이 소, 내 별명은 쥐였다. 소와 쥐가 어떻게 친할 수 있겠는가”라며 “사실은 농담이고 서로 친하다. 추 감독은 상대방을 철저히 파악하고 연구한 다음 경기에 나오는 감독이다”라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추 감독 역시 “오늘의 유 감독이 있기까지 내가 뒤에서 많이 보살펴줬다. 술을 워낙 좋아해 선수 시절 관리를 많이 해줬다”라며 “유 감독은 팀 장악력, 철저한 경기 준비로 한국 농구를 이끌고 있는 감독이다. 뛰어난 리더십이 오늘날의 모비스를 만들었다. 올해도 있는 선수들을 잘 활용하며 해내지 않았는가”라고 유 감독을 존중했다.
동갑내기 두 감독이 벌인 유쾌한 설전이 경쟁으로 인해 경직될 수 있었던 이번 미디어데이를 환하게 밝혔다. 두 팀 간 플레이오프 1차전은 오는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유재학 감독(좌)과 추일승 감독(우). 사진 = KBL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