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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쉬즈곤’ 한 곡으로 한국인을 사로잡은 남자. 1990년 스물 여섯 살에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가 불의의 사고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뮤지션. 그러나 인고의 세월을 거쳐 다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로커. 스틸하트의 보컬 밀젠코 마티예비치(52)의 이야기다.
8일 기자와 만난 그는 지천명의 세월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정상의 기쁨도 맛보고 바닥의 쓰라림도 겪은 뒤에 찾아온 고요한 평화.
“조명기기에 머리를 다쳤죠. 침대에서 오랜 시간 일어나지 못했어요. 일어나는데 7개월이 걸렸습니다. 어머니, 형도 운명을 달리 했고요. ‘이제 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집도 없어서 친구 집에 들어가 바닥에서 잠을 잤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고통이 저를 단련시켰어요.”
눈을 깜빡일 때마다 고통이 파고들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했다. 기억을 잃었다. 차 안에 있을 때, ‘내가 여기 왜 앉아 있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절망으로 보였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을 겪은 뒤에 삶의 안정을 찾았어요. 바닥을 치니까 새롭게 태어날 수 있더군요. ‘쉬즈곤’ 외에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굿 투 비 얼라이브(Good To Be Alive)’입니다. 제목 그대로죠. 살아 있는게 좋은 거예요. 살아 있는 것은 축복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그는 영혼의 스위치가 다시 켜졌다고 설명했다. 부상 덕분에 많은 것을 생각하고 많은 것을 느꼈다. 새로운 인생이 열렸다.
절망이 찾아왔을 때 누구는 도망가지만, 누구는 맞서 싸운다. 밀젠코는 절망의 고통을 감내했고, 제2의 인생을 개척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 놓았어요.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노래로 사람들의 영혼을 연결시키는 뮤지션의 삶. 그것이 지금의 내 목표입니다.”
그의 인터뷰는 인생수업이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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