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루·첫 안타·첫 타점' 김현수, 부담감 털어냈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김현수가 무려 8경기 만에 1루에 도달했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전까지 7경기 21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던 김현수.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은 “나는 계속해서 김현수를 출전시킬 것이다”라고 신뢰를 드러내며 그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나 전날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가는 등 운까지 따르지 않으며 김현수의 부담감은 커져만 갔다.

이날 경기는 쇼월터 감독의 배려 하에 좌익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 없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 것.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난 뒤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을 얻어냈다. 미국 무대 첫 출루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3번째 타석은 중견수 뜬공. 첫 출루에만 성공했을 뿐 첫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마지막 타석이 될 수도 있었던 7회말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2사 만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유격수 옆으로 느리게 굴러갔고 김현수는 전력질주했다. 결국 1루를 가까스로 통과, 내야안타로 자신의 미국 무대 첫 안타를 신고했다. 3루주자 조이 리카드가 홈을 밟으며 첫 타점까지 기록했다. 김현수는 곧바로 대주자 트레이 만시니와 교체되며 3타수 1안타 1사구 1타점의 기록을 남긴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비록 기대했던 장타나 외야로 향하는 안타가 터지지는 않았지만 전력질주를 통해 내야안타로 자신의 첫 안타를 만들어냈다. 내야안타도 엄연한 안타. 김현수는 한국무대에서도 오랜 부진에 이어 첫 안타가 터지면 그 이후 단숨에 컨디션을 끌어올린 경우가 많았다.

결국 모두가 기대했던 첫 안타가 터졌다. 한 경기 첫 출루, 첫 안타, 첫 타점을 모두 맛보며 부담감을 털어낸 순간이었다. 쇼월터 감독의 믿음 아래 김현수가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현수. 사진 = AFPBBNEWS]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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