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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김성오, 지금의 그가 있을 수 있는 배경에는 영화 '아저씨'(2010)가 있었다. 원빈의 비주얼과 소미(김새론)를 지키기위한 고군분투 못지 않게, 당시 관객들이 현재까지 '아저씨'를 잔상에 오래 남는 이유는 종석 역을 맡은 김성오의 섬뜩한 악역 연기 때문이었다.
지난 10일 개봉한 영화 '널 기다리며'에서 김성오는 '아저씨'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 속 악역으로 돌아왔다. '아저씨' 이후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힘을 빼고 현빈의 비서 역으로 대중에게 다가갔다면, '널 기다리며'에서의 기범 역은 희대의 연쇄살인범이자 자신이 모든 사람들의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이코패스, 사람들을 죽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캐릭터로 분했다. '아저씨' 이후 약 6년 만에 다시 역대급 악역으로 선보이는 것에 대해 그는 어떤 생각일까.
"'아저씨'라는 영화가 지금의 내가 영화를 할 수 있는 꿈을 이뤄갈 수 있는 작품이에요. 그런데 배우로서 생각해보면 고민스러웠어요. '아저씨'가 끝나니까 전부다 악당 시나리오를 주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다른 것도 해보고 싶고 그랬어요. 그런데 '시크릿가든'이 끝나니까 또 그런 가벼운 역할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결혼도 하고 아빠도 되고 돈의 소중함을 알다보니까 지금은 불러주시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고 꿈이었던 배우를 계속해서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끼고 있어요."
'악역 전문배우'라는 말에 대해 그는 과거에 경계심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에는 누군가 자신을 찾아준다는 생각에 고마움을 느끼며, 기자를 향해 "요새는 전문직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아니냐"라며 우스갯소리를 건넸다. 최근 다른 영화 촬영으로 팔에 부상을 입어 깁스를 했지만 그럼에도 김성오는 활기찼고 유쾌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단순한 선과 악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꺼려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널 기다리며'에서 표현한 기범은 과일 하나를 오랫동안 들여다보듯, 맛과 색깔 뿐만 아니라 성향과 특징까지도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캐릭터였다. 그는 악인을 표현한게 아니라 '김기범'이라는 한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하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악역보다 남을 웃겨야하는 역할이 가장 힘들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예민할 수밖에 없는 연쇄살인범 기범 캐릭터를 위해서 72kg의 몸무게에서 촬영 때 56kg까지, 16kg를 뺐어요. 크리스찬 베일이 앙상하게 살을 빼고 촬영한 영화 '머니시스트' 사진을 감독님을 통해 보는 순간 '나도 한 번 보여주겠다'라는 각오로 살을 뺐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어느 정도만 빼면 CG로 표현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너 크리스찬 베일이야? 나 한국의 김성오야'라는 생각으로 자극을 받아 파이팅 넘치게 살을 뺐어요. 전혀 CG가 없었어요."
김성오는 예정된 촬영 스케줄까지 단기간에 살을 뺀 터라, 빈혈을 달고 살았고 귓 속의 지방까지 빠져버려 이명현상이 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해내야한다는 사명감 속에 주변의 만류에도 '한국판 크리스찬 베일'이 완성됐고 스크린 속에서 관객들을 압도하는 에너지가 완벽히 표현됐다. 특히 스틸로도 공개됐던, 욕실 안에서 칼을 들고 자신을 위협하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장면은 김성오라는 진가를 보여준 명장면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형사 역할도 욕심이 나요. 친한 친구가 실제로 형사가 돼서, 이번 '널 기다리며' 촬영 때도 많이 도움을 준 면이 있어서요. 지금은 팔이 다쳐서 재활 훈련을 하면서 아빠가 되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어요. 곧 아이가 나오거든요. 아빠 김성오로서의 연기가 달라질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런 캐릭터가 있는 작품을 보면 이제 이상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아빠가 되니까 달라지려나봐요.(웃음)"
[김성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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