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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방송인 유재석을 꿈 꾸는 많은 이들에게 개그맨들이 한 마음으로 조언을 전했다.
14일 밤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에서 유재석을 꿈꾸는 '1호선 유재석' 홍수민 군과 아버지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아버지는 개그맨을 하겠다고 무모한 퍼포먼스를 하고 공부를 게을리 하는 아들이 참을 수 없었고, 수민 군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아버지가 못내 서운했다.
수민 군에게도 문제는 있었다. 수민 군은 무모하게 지하철, 길거리에서 개그 퍼포먼스를 했다. 이는 웃기다기 보다는 우스운 모습이었다. 특별할 것 없이 웃통을 벗었고, 별다른 웃음 포인트 없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이를 본 개그우먼 홍윤화는 "개그는 웃긴 거지 우스운 게 아니다"라며 "웃음거리가 돼서는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방송인 이수민 양은 "사실 특별할 거 없는 재미 없는 퍼포먼스다. 그렇게 연기가 뛰어난 거 같지도 않고 재미 있지도 않다"라고 직언했다. MC 김구라와 개그맨 장동민 역시 비슷한 조언을 했다. 제2의 유재석을 꿈꾸는 수민 군에게 유재석은 "지금 자신감 넘치죠?"라고 물었고, 수민 군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유재석은 "저도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9년의 무명을 보냈다"며 "지나친 자신감은 때론 독이 된다"고 조언했다. 현실감 없이 자신감만 넘치는 수민 군의 단점을 에둘러 지적한 말이었다.
수민 군이 이런 퍼포먼스를 하게 된 데에는 그만의 이유가 있었다. "극도로 소심하고 내성적인 내가 싫었다"라고 고백한 수민 군은 조금 더 대범하고 유연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이 같은 극약 처방을 쓰게 됐다고 털어놨다. 지켜 보는 사람 하나 없는 천안 광장에서 준비한 개그를 혼자서 펼쳐 보이고 "넌 잘 될거야. 미래의 유재석 홍수민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수민 군의 모습은 처절하기 까지 했다. 이 같은 모습은 스튜디오도 울렸다. 방청객들을 비롯한 게스트들은 "열정만은 정말 인정하고 싶다"고 수민 군을 인정했다.
합의점은 현재 고3인 수민 군이 학업에 열중하고 대학 진학 이후에 조금 더 현실적이고, 개그맨다운 자질을 갖춰나가는 것으로 모아졌다. 개그맨 양세형은 "사실 아버님 말씀이 맞는 게, 개그맨이 됐는데 잘 안 되면 대리운전 하고, PC방에서 알바한다. 나도 사실 부모님께서 도배를 시키려고 하셨었다"라며 "개그맨이라는 게 언제든지 공백기가 생길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스스로 여러 살 길을 찾아 놔야 한다"고 말했다. 홍윤화는 "나도 고2 때부터 개그를 시작했고, 개그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대신 부모님께 말하기 전에 개그 콘테스트에서 1등을 해서 장학금을 받았다"라며 "부모님께 먼저 인정받을 만한 결과를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아버지는 "네가 좋은 대학에 가서 그 이후에 하게 되면 아빠가 지켜보겠다"라고 했고, 수민 군은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라며 "그리고 나서 좋은 개그로 TV에서 뵙겠다"라고 패기 있게 말했다. 부자는 "사랑한다"고 서로를 포옹하며 훈훈한 마지막을 선사했다.
[사진 = SBS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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