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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민성욱은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 유아인과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그가 연기한 조영규는 이방원(유아인)의 심복이자 믿고 함께 할 수 있는 형, 조력자이기도 했다. 그래서 조영규의 죽음에 오열하는 이방원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더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민성욱은 어린 이방원 남다름, 성인 이방원 유아인과 함께 했다. 아역부터 성인까지 함께 하며 완벽한 합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민성욱은 “남다름, 유아인 둘 다 참 잘한다”고 운을 뗐다. 남다름, 유아인 모두 분석적이고 완벽한 연기를 펼친다고. 워낙 잘 하는 친구들이라 믿고 갈 수 있었다.
그는 “다름이한테도 분석적인 것을 많이 얘기했다. 워낙 잘 한다”며 “유아인은 통으로 꿰뚫는 능력이 탁월하다. 호흡도 너무 좋다”고 밝혔다.
“사실 유아인과 연기 얘기를 끝나갈 때까지도 거의 안 했어요. 이상하게 안 하게 되더라고요. 거의 마지막에 둘이 자연스럽게 얘기하다가 ‘와, 우리 연기 얘기 처음 하네’라고 했을 정도예요. 연기에 대해 상의하고 그러지 않았거든요. 서포트하는 입장에서 믿고 갈 수 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었고,그 친구도 밀고 나가는 연기가 있었는데 서로 캐치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해 특별히 얘기하지는 않았어요. 그 친구가 워낙 잘 하니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유아인 칭찬을 이어가던 민성욱은 마지막 조영규의 마지막 촬영 이야기를 하자 유아인을 더욱 치켜세웠다. 자신의 심복이던 조영규가 죽어있는 모습을 확인한 이방원은 그의 앞에서 오열했다.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쏟아주는구나’라고 생각했죠. 어떤 강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는데 그렇게까지 에너지를 쏟아줄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그 때 죽어 있는 연기를 하면서 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원래 눈 감으려고 하면 더 깜빡이게 되고 이상하게 신경 쓰이면 더 안되잖아요. 시체니까 숨도 안 쉬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도 엄청 신경 썼어요. ‘이 친구가 이렇게 에너지를 쓰고 있는데 이건 버텨야겠다’ 했어요. 괜히 움직이고 제가 잘못하면 모든 게 다 깨져버리니까요. 그래서 NG도 별로 안 났어요.”
민성욱은 유아인과의 호흡 외에 무휼 역 윤균상과도 ‘브로맨스’를 형성했다. 드라마 ‘갑동이’, ‘피노키오’에 이어 벌써 세 번째 같은 작품에서 만나고 있다. 민성욱은 “벌써 세 번째 작품이니 장난삼아 10개 하고 만나지 말자고 했다”며 “같이 킥킥대면서 많은 것을 만들었다. 장난도 많이 치면서 서로 더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민성욱은 이방원(변요한)과의 선죽교 신을 꼽았다. 피의 선죽교 이후 두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이 참 묘했다. “변요한과 둘이 어둠 속으로 쓱 걸어가는데 ‘뭔가 묘하다’고 했다”며 “사실 이제 시작인 거지 않나. 그래서 어둠 속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이 참 또 다른 시작 같아서 묘했다”고 설명했다.
액션 연기 역시 기억에 남는다. 액션 스쿨에서 많은 준비를 한 민성욱은 두 달 간 칼 쓰는 법을 배우며 자세를 잡아 갔고, 말 타는 연습을 하다 떨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위험한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다.
“액션을 해보니 참 재미있는 게 나오는 것 같아요. 찍으면서 ‘좀 더 세게 해볼까?’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죠. 포인트들을 잡는 게 힘들었어요. 화면 안에서 잘 논다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방지가 저한테 칼을 주는데 자꾸 칼날을 잡게 줘서 웃기도 했고요. 무휼, 방지와는 그래서 특히 좋았어요. 액션을 하니 더 재미있었죠.”
‘육룡이 나르샤’에서 민성욱이 자유롭게 놀 수 있었던 이유는 동료들 덕도 컸다. 유아인, 변요한, 윤균상을 비롯 모든 배우들이 함께 굴러가는 느낌을 느끼게 했다. 특히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한 민성욱은 연극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 ‘육룡이 나르샤’가 더 편했다.
“연극하는 친구들이 많잖아요. 분장실에서 한 번 분장 받으면서 ‘대학로 같지 않냐?’고 했어요. 대학로 배우들만 쭈루룩 있으니까 공연장 같더라고요.(웃음) 이런 친구들이 많이 나와줄수록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신경수 감독님이 캐스팅을 참 잘 하시는 것 같아요. 항상 공연 보러 다니시면서 잘 하는 친구들을 뽑아주시고 시청자들에게도 더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게 되는 것 같아요. 또 공연하는 배우들 스케줄도 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저도 중간에 차이무 20주년 공연을 했는데 다 조절해 주셔서 감사했죠.”
연극과 드라마를 병행할 수 있기까지, 돌이켜 보면 민성욱은 참 신기한 마음뿐이다. 극단 차이무에서 연기를 시작해 드라마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무대에 언제 서나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차이무 20주년 기념 공연에 서게 됐고, 50부작 긴 호흡의 드라마를 거뜬히 해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싶어요. 항상 조금 더 기를 쓰는 것 같아요. 지칠 때는 옛날 생각하면서 ‘복에 겨웠구나’ 저를 다잡죠. 신기해요. 예전에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들을 이렇게 하다니. ‘어떻게 이렇게 하고 있지?’ 싶다니까요. 항상 무대와 매체 연기를 병행하고 싶어요. 그렇게 할 때 더 많은 표현 방법이 생기더라고요. 무대 위에서 관객들 힘을 받아 카메라 앞에서도 더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민성욱.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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