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외야펜스를 사직구장 정도로 높였으면 좋겠다."
삼성은 올 시즌부터 새 야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홈 경기를 치른다. 19일 개장식을 갖고, 22일에는 LG와 시범경기 개장경기도 갖는다. 삼성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이틀간 적응훈련을 가졌다.
류중일 감독은 15일 시범경기 수원 KT전을 앞두고 "야구장은 환상적이다. 정말 잘 만들어졌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고, 잔디는 좀 더 기다리면 좋아질 것 같다"라고 흡족해했다. 이어 "다음주에는 부상자들도 대부분 합류한다. 새 야구장에서 한번씩 경기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다만, 류 감독은 "외야펜스는 좀 더 높였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왜 외야펜스가 직선인가
이미 알려졌듯이,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국내 최초의 팔각형 구장이다. 최대 2만9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팔각형 모양으로 지은 이유는 관중이 어느 지점에서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런데 팔각형 모양의 구장이 정작 선수들의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클 듯하다. 보통 야구장의 외야 펜스는 타원형이다. 그러나 팔각형 모양의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좌중간, 우중간 펜스가 직선으로 만들어졌다. 중앙펜스 122.5m, 좌우펜스 99.5m, 펜스 높이 3.2m로 대구구장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실제 타석에서 직선 모양의 좌중간, 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는 타원형 구장의 그것보다 훨씬 짧다. 류 감독은 "대구구장보다 5m 정도 가깝다"라고 했다.
▲5m의 의미
5m는 엄청난 수치다. 안타가 될 타구가 홈런이 될 수 있다. 류 감독은 콕 찍어 "좌중간"이라고 했는데, 그에 따르면,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낮에는 좌측에서 우측으로 바람이 불고, 밤에는 우측에서 좌측으로 바람이 분다. 결국 야간경기 시 우타자의 잡아당기는 타구가 바람을 타고 장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타구가 좌중간 펜스로 갈 경우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류 감독은 "특히 좌중간 펜스를 높였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투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가뜩이나 삼성은 투수력이 약화된 상황. 물론, 류 감독은 "올 시즌에는 이대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보수는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올해 대구시와 협의를 해서 내년부터는 펜스가 올라갔으면 한다"라고 희망했다.
구체적으로는 "사직구장(4.8m)정도로 높이거나, 아예 5~6m로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외야펜스를 높일 경우, 홈런은 그만큼 억제하는 효과를 누린다. 다만, 외야관중석 재설계는 불가피하다.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외야수비는 OK
한편, 삼성라이온즈파크 좌중간과 우중간 외야펜스가 직선으로 구성되면서 외야수들이 충분히 수비 적응훈련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야수들은 외야에서 타구를 처리할 때 본능적으로 펜스를 의식한다. 무의식적으로 세게 부딪힐 경우 부상을 입기 때문. 최근 각 구장에 부상방지용 푹신한 펜스가 설치됐지만, 그래도 외야수들은 가급적이면 충돌을 피하려고 한다.
또한, 외야수들은 외야 담장 근처까지 간 타구를 뜬공 처리할 수 없을 때 펜스 플레이를 통해 타자의 진루를 최대한 억제하려고 한다. 이때 펜스까지의 거리와 형태, 타구의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비 위치를 잡는다. 타원형이 아닌 직선 형태의 외야펜스에선 그 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
그러나 류 감독은 큰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외야수비는 크게 걱정할 건 없다"라고 했다. 프로 주전 외야수라면 평상시 수준의 훈련을 통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류중일 감독(위, 가운데), 삼성라이온즈파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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