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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강석현(정진영)과 신은수(최강희)는 서른 여섯 살의 나이차를 갖는 설정이다. 또 은수는 메이드 출신에 딸이 있고 석현의 혼외자식인 일주(차예련)와는 친구사이다. 이 두 여자의 사이엔 진형우(주상욱)가 있다.
MBC 50부작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김상협 김희원) 속 파격 설정은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사랑과 집착을 더욱 극대화 시키도록 했다. 반면 보기 불편한 설정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간 정진영은 여러 자리에서 "심리 드라마" 임을 강조하며 연기에 주목하도록 했다. 그렇다면 막장과 그렇지 않은 드라마의 차이를 정진영은 무엇이라 생각했을까.
"저는 막장이라는 단어를 잘 모르겠어요. 그런 드라마를 안 해봤고요. 차이가 존재한다면 이야기의 개연성 문제가 아닐까요. '화려한 유혹'은 끊임없이 추리와 미스터리를 깔아놓고 갔기 때문에 최소한 드라마가 가져야 될 개연성은 있었다고 봅니다. 대결과 공격 구도로 가는 이야기지만 심의규정이 많은 공중파이기도 해서 수위를 낮춘 부분도 많고요. 제작발표회 때는 5, 6회를 찍은 상황이라 '심리 드라마'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었고요."
'화려한 유혹'은 강일란(장영남)과 마오광(장원영)이 만들어내는 웃음 외에는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가 시종일관 유지됐다. 거듭되는 복수와 반전을 긴 호흡으로 이끈 다는 것은 배우들의 감정소모가 크게 일어나는 일이기도 했다. 과연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화려한 팀워크가 발휘됐어요. 대화방을 만들어서 우리끼리 퀴즈도 내고 번개로 술도 마시기도 했고요. 이런 것들이 서로를 좋아하고 넉넉한 마음을 생길 수 있게 만든 비결이었죠. 또 어려운 드라마를 50부동안 이끌고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고요. 누가 무슨 역할을 했냐고 물어 본다면 그건 비밀이에요. 알려지면 그 생명력이 없어지기 때문이죠."
정진영은 어려운 연기를 함께 해준 배우들의 칭찬도 곁들이며 넉넉한 웃음을 지었다.
"최강희는 눈이 아주 예쁜 친구예요. 멜로는 상대의 눈을 보고 하는 연기인데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감정을 느끼게 해줬어요. 주상욱은 선하고 또 스마트한 청년이에요. 의도치 않게 강희와 결혼도 내가 해 버렸고 감정도 더 진하게 가져가니까 어리둥절하고 또 서운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열심히 했어요. 차예련은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보였는데 천하의 악녀잖아요. 이런 연기를 펼친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에요. 잘 참아내면서 안정감 있게 악역을 그려냈어요."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며 45회에서 퇴장한 정진영은 촬영을 마치자마자 여행을 다녀왔고, 묵은 피로도 풀어냈다. 긴 호흡을 함께 따라와 준 시청자들에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더불어 남은 분량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강석현이 죽은 뒤의 세상은 어떨 지, 궁금하지 않나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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