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굿미블' 김강우, 분명 악역인데 욕하기 힘드네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자신을 위해 저질러야 할 악행이 앞으로 더 많아 보이는 민선재(김강우)이지만 '연민형 악역'으로 불리며 단 1회만에 큰 관심을 샀다.

16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극본 문희정 연출 한희 김성욱)은 비극적 미래를 예고하는 차지원(이진욱), 민선재(김강우), 스완(문채원)의 이야기가 긴박하게 그려지며 시선을 압도했다.

김강우가 연기하는 민선재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자신의 삶에 환멸을 느낀 뒤, 강해지기 위해 괴물이 되어가는 인물이다. 해군 특수부대 소속이던 그는 일말의 미련 없이 군복을 벗고 대기업으로 들어가는데, 유혹에 휘말리는 바람에 지금껏 이룬 모든 것을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연민을 부르고 이해를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절친 차지원과 각을 세우며, 실수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끝없는 악행을 펼칠 악인의 설정임에도 말이다.

앞서 김강우는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악역이다'라는 생각 보다는 민선재는 어쩔 수 없이 악해져야만 했던 인물이고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연기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악역이었으면 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처럼 김강우는 야망과 질투, 갈등과 죄책감 등 기복이 심한 민선재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었다.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곤 차지원 앞에서 울분을 토해낼 때, 입찰계획서를 몰래 들여다 볼 때, 용서를 구하는 자신에게 경찰서로 가라는 차회장(전국환)을 눈을 바라볼 때가 그러했다.

훌륭한 감정 열연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킨 김강우가 민선재로 살며 앞으로 어떤 악행들을 저질러 나갈지, 이유 있는 악역으로 끝까지 연민을 불러일으킬지 큰 관심을 받게 됐다.

한편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모티브로 한 남자의 강렬한 복수극에 감성 멜로를 더한 드라마.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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