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하나은행은 선전했다. 우리은행은 역시 우리은행이었다.
66-51. 우리은행은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을 잡았다. 그러나 객관적인 시각으로 두 팀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높이 위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패스게임이 결정적이었다. 우리은행 역시 정밀한 패턴으로 슛 찬스를 많이 잡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17일 2차전은 달랐다. 연전으로 체력적 부담을 안았지만, 도리어 양팀 경기력은 더 좋아졌다. 하나은행은 플레이오프 3차전 혈투를 치렀고, 그 여파가 고스란히 1차전에 투영됐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경기력은 1차전보다 좋았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예상했다. "1차전서 바닥을 찍으면 2차전서 더 좋아질 수 있다"라며 경계했다. 마치, 마라톤에서 사점을 찍은 선수가 이후 전투력이 완만히 오르는 것과도 같다.
하나은행 박종천 감독은 "1차전에는 김이슬에게 인사이드에 볼을 넣는 것을 전담시켰다. 그러나 2차전서는 패스 연결을 좀 더 많이 할 수 있게 방법을 바꿨다"라고 했다. 실제 하나은행은 김이슬과 염윤아, 김정은 등의 좋은 패스게임에 의해 골밑에 효율적으로 공을 넣었다. 여전히 불안정했지만, 골밑과 외곽의 패스게임에 의해 좋은 득점이 많이 나왔다. 리와 모스비, 외곽의 김정은과 김이슬이 고루 득점을 올렸다. 우리은행 특유의 맨투맨에 밀려나지 않았다.
또 하나. 하나은행은 1차전 느슨한 지역방어가 승기를 내주는 빌미가 됐지만, 이날은 좀 더 정밀했다. 결국 2쿼터 막판 깨졌지만, 그 사이 추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버니스 모스비 대신 슈팅 타이밍이 빠른 트리샤 리스턴을 투입, 김이슬과의 픽&팝을 통해 외곽득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3쿼터 저항도 놀라웠다. 3쿼터 8분32초전, 5분1초전 첼시 리와 버니스 모스비가 연이어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공수가 위축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오히려 외곽에서 패스게임에 의해 김정은, 강이슬이 연이어 3점포를 꽂았다. 우리은행의 맨투맨은 일시적으로 위축됐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2쿼터 하나은행 지역방어에 대한 어택 패턴을 갖고 있었다. 마무리가 좋지 않았지만, 박혜진과 이승아가 연속 득점을 만들며 달아났다. 결정적으로 하나은행첼시 리가 3쿼터 시작 1분38초만에 파울트러블에 걸리자 높이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골밑 수비 부담을 덜어내면서 코너에서도 기습적으로 트랩을 시도하는 등 과감한 디펜스로 하나은행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3쿼터 5분1초전 모스비마저 파울트러블에 걸리면서 위기를 맞았고, 일시적으로 저항했으나 결국 4쿼터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골밑이 위축되자 우리은행은 노골적으로 골밑을 공략, 내, 외곽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위성우 감독의 작전타임 후 스트릭렌이 어김없이 점수를 만들어내며 7~8점 내외 리드를 유지했다. 하나은행의 극심한 저항 속에서도 우리은행의 경기운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더구나 하나은행은 경기종료 6분37초전 모스비의 5반칙으로 어려움에 빠졌다.
이후 하나은행은 공수 움직임이 급격히 위축됐고, 우리은행은 팀 파울 여유까지 활용하면서 하나은행 골밑을 공략했다. 2분44초전 스트릭렌의 3점포로 하나은행의 추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하나은행은 잘 싸웠지만, 승부처에서 우리은행의 단단한 조직력과 응집력을 뛰어넘는 건 쉽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하나은행의 저항 속에서도 고비마다 스트릭렌의 해결사 본능을 앞세워 승수를 추가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결국 우리은행이 2연승을 거뒀다. 잔여 3경기 중 1경기만 이기면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4연패를 확정한다. 두 팀의 클래스 차이는 여전히 작지 않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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