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일 지켜보세요."
18일 오후 전주체육관. KCC의 팀 전술훈련이 진행 중이었다. 훈련이 종료되고 선수들이 체육관을 빠져나갈 때 추승균 감독에게 조심스럽게 송교창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추 감독은 웃으면서 "내일 지켜보세요"라고 했다.
이후 오리온이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추일승 감독 역시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을 지휘했다. 추 감독과 훈련 전후 몇 마디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농구 얘기는 하지 않았다. 확실히 6강, 4강 플레이오프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챔피언결정전이다. KCC와 오리온은 19일부터 전주와 고양을 오가며 올 시즌 챔피언을 가린다. 4강 플레이오프 직후, 그리고 챔프전 미디어데이를 통해 두 추 감독의 고뇌를 엿봤다. 추승균 감독은 포워드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고, 추일승 감독 역시 변화를 암시했다. 그 비장의 무기가 챔프전 결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송교창
오리온은 포워드 농구를 펼친다. 2~4번 라인업의 연계플레이는 리그에서 가장 좋다. 반면 KCC는 1~2번과 5번을 바탕으로 한 정통농구를 펼친다. KCC로선 결국 안드레 에밋과 하승진의 파괴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추 감독은 수비에도 신경을 많이 쓰겠다고 했다. 오리온 포워드들의 파괴력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송교창이 화두로 떠올랐다. KCC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을까. 2m 장신포워드다. 오리온 포워드 수비를 효과적으로 해낸다면, KCC 특유의 화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물론 신명호, 정희재, 김태홍이라는 좋은 수비수들이 있지만, 장신 포워드가 즐비한 오리온을 상대로 송교창의 수비 활용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물론 그의 수비력이 검증된 건 아니다. 고졸 신인이다. KBL 특유의 복잡한 수비시스템을 겪어본 경험은 적다. 더구나 신장에 비해 파워가 약하다. 반면 오리온 포워드들의 몸싸움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 송교창이 스위치, 2대2 수비 등에서 약속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송교창은 한 방을 갖고 있다. 수비를 평균적으로 해주고, 하승진과 에밋의 2대2에서 파생되는 찬스를 외곽포로 처리한다면 오리온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에밋 수비
KGC는 안드레 에밋 수비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4강 플레이오프서 패퇴했다. 이젠 오리온 차례다. 에밋을 제어하지 못하면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쉽지 않다. 추일승 감독은 미디어데이 당시 에밋 봉쇄에 대해 고민을 드러냈다.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자신의 몫을 해낸다. 차라리 다른 선수들을 확실히 묶는 게 낫다"라고 했다.
만약 오리온이 에밋 대신 다른 선수들을 확실히 묶으면, 일단 에밋은 3~40점을 거뜬히 뽑아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오리온이 에밋과 다른 선수들의 연계플레이를 철저히 봉쇄하면서 화력으로 맞불을 놓으면 접전으로 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미 오리온은 6강과 4강을 거치며 최상의 공수밸런스를 구축한 상태다. 특히 모비스 양동근을 상대로 극강의 수비 응집력을 과시했다.
오리온의 비장의 무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막상 이날 1차전서 에밋을 꽁꽁 묶는 또 다른 대안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건 오리온으로선 에밋 혹은 에밋과 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 봉쇄에서 비장의 무기 혹은 카드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폭넓은 선수층을 자랑하는 오리온에서 뉴 페이스가 튀어나올 가능성은 낮다. 결국 추일승 감독 특유의 섬세한 전략에 달렸다.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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