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힘들다."
KIA 김기태 감독은 옅은 미소를 띄며 "힘들다, 미안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건 지금 뛰는 선수들로 올 시즌을 꾸려나가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기태 감독은 누군가는 1군 엔트리에 집어넣고, 또 다른 누군가는 1군 엔트리에서 빼야 한다는 것을 괴로워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함께 고생한 선수들 중 누군가를 제외해야 한다는 인간적인 미안함이었다.
시범경기 일정이 반환점을 돌았다. 종료가 약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감독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누구를 1군 개막 엔트리에 넣을지, 특히 개막 후 선발투수들을 순차적으로 1군에 등록하면서 어떤 선수를 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냉정하고 단호하게 이뤄져야 할 작업이다.
김 감독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부터 최대한 많은 선수를 테스트해왔다. 시범경기서도 다르지 않다. 그는 18일 광주 삼성전이 우천취소된 뒤 "마음 속에 대략적으로 그려놓은 그림은 있다. 다음주가 되면 최고의 엔트리를 짜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힘든 시간"이라고 웃었다.
▲주전라인업, 2~3명이 변수
김 감독은 "주전라인업은 거의 결정됐는데, 약 2~3명이 걸린다"라고 했다. 결국 5~6명은 거의 확정했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주장 이범호, 외국인타자 브렛 필 등 몇몇 고참들, 간판들은 상대적으로 주전경쟁서 안정권이다. 그러나 키스톤 콤비, 주전 포수, 주전 외야수 경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김 감독은 "공격과 수비, 주력 등 상황에 따라 주전라인업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상대 팀 컬러도 감안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예비 전력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기본적인 주전라인업 뼈대를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동시에 최대한 많은 선수를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보통 시범경기 마지막 주에는 주전라인업이 가동되는 편이다. 김 감독 역시 "주전들의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다음주가 되면 김 감독이 생각하는 최상의 라인업을 유추할 수 있다. 다만, 그는 "시범경기 마지막 날에는 베스트라인업을 구성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마지막 날까지 모든 선수에게 긴장감을 심어주고 싶어한다. 김 감독은 "작년 시범경기 최종전서 신종길이 다쳤다"라며 악몽을 떠올리기도 했다.
▲마무리투수, 마지막까지 고민
마운드도 유동적이다. 1~4선발은 확정적이지만, 5선발과 필승계투조, 마무리투수는 여전히 확실한 윤곽을 드러내지 못했다. 5선발은 우완 임준혁과 김윤동으로 압축된 상황. 다음주에 사실상 마지막 테스트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필승계투조의 경우 변수가 많다. 김 감독은 "마무리투수는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무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중간계투진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 중에서 확연히 눈에 띄는 자원은 많지 않았다. 다만 곽정철, 한기주 등 재기를 노리는 투수들이 시범경기서 희망을 봤다. 김 감독은 "유창식이 잘 던져줬고, 한기주는 3이닝을 던졌다는 게 고무적이다"라고 했다.
타선이 상대적으로 허약한 KIA. 마운드의 힘을 극대화해야 한다. 때문에 김 감독으로선 투수 엔트리 구성이 야수보다 의외로 더 고민될 수 있다. 프로이고, 경쟁 사회이기에 냉정하고 단호해야 한다. 그걸 너무나도 잘 아는 김 감독에게 선택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