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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MBC 드라마는 위기다.
요즘 시청자들은 리모컨을 들고 케이블 채널을 찾는다. '미생' '응답하라 시리즈' '시그널' 등으로 이어진 흥행 신화다.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은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옮겨지고 있다.
그나마 SBS와 KBS가 '육룡이 나르샤'와 '태양의 후예'로 지상파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50부에 이르는 '육룡이 나르샤'는 매회 이야기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있다. 사전 제작으로 어깨를 가볍게 한 '태양의 후예'는 높은 완성도를 인정 받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인기다.
MBC는 어떤가. '화정'에서 '화려한 유혹'으로 이어진 월화극 라인은 썩 평가가 좋지 않다. '화려한 유혹'의 경우 납치에 배신, 복수, 36세 나이차의 딸 친구를 아내로 들이는 설정 등 소재가 자극적이다. 심리 묘사가 섬세했다는 반응도 있으나 늘어지는 전개와 반복되는 반전은 갈 길을 잃고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수목극은 '그녀는 예뻤다' 이후 화제성을 잇지 못했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정준호, 정웅인의 명콤비를 캐스팅해 특기인 소위 '조폭 코미디'를 다루고도 개연성 떨어지는 이야기로 시청률이 낮았다. '한번 더 해피엔딩'은 서른을 넘긴 원조 걸그룹의 인생과 사랑을 현실적으로 그릴 것으로 기대됐으나 삼각관계에 빠져 지지부진했다. 뻔한 삼각관계로는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들이기 역부족이었다.
반면 주말극은 승승장구했다. 최종회 기준 '내 딸, 금사월'(34.8%)을 비롯해 '백년의 유산'(30.3%), '전설의 마녀'(31.4%), '왔다! 장보리'(37.3%) 등 시청률 30%를 넘은 작품이 즐비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모두 막장 논란에 휘말린 작품들뿐이다.
그나마 막장을 덜어낸 '결혼계약'은 부잣집 아들과 가난한 여자의 사랑이라는 설정이 이미 수차례 접한 진부한 소재란 지적을 받고 있다. 우연이 거듭 반복되는 전개도 많은 드라마들의 문제점으로 지적 받았던 내용이다. 시청률이 17~19%대이지만 전작 '내딸, 금사월'에 비하면 딱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선 MBC는 막장 드라마만 잘 만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넉넉하지 않은 제작비로 이슈를 만들고 높은 시청률까지 기록해 '성공했다'고 자평할 수 있지만, 높은 시청률이 높은 작품성과 동일시 되는 것은 아니다. 시청률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는 드라마가 시급하다. 그래야 '드라마 왕국' MBC다.
[사진 = MBC, KBS, SBS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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