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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사랑스럽고 섬세한 연기를 하는 배우”
배우 김성령이 김희찬에 대해 한 말이 영화 ‘글로리데이’ 속 김희찬을 가장 잘 표현해주지 않을까 싶다. 극 중 두만이 된 김희찬은 여리고 소심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친구들이 여행을 떠나고, 이곳에서 예상치 못한 일을 맞닥트리게 되면서 네 친구가 겪는 일들을 담아낸 영화 ‘글로리데이’에서 김희찬은 두만으로 분해 섬세한 연기의 끝을 보여준다.
사실 두만은 정의로운 반항아 용비(지수), 강한 임팩트를 안기는 상우(김준면, 엑소 수호),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지공(류준열)에 비해 보여줄 것이 많이 없는 캐릭터다. 이는 너무나 평범해서이다. 가장 쉬워 보이지만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바로 두만인데, 억지로 연기하는 순간 관객들은 그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빨리 알아채게 된다.
그런 면에서 두만은 어지간한 내공 없이 소화하기 힘든 역이다. 하지만 김희찬은 두만을 연기하는 다른 배우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여리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껏 표현해 낸다. 재능이 전무함에도 야구선수를 그만둘 수 없는 소심한 모습부터 친구들에게 보이는 사랑스러운 응석받이의 모습, 결국 폭발해 아버지에게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는 모습까지 무엇 하나 김희찬의 섬세한 연기력이 서려있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이번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두만이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반항하는 장면에서 김희찬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복잡한 감정이 실린 눈빛부터 불안함이 가득 실려 손톱을 뜯는 손동작, 그를 둘러싼 부위기까지 버릴 것이 없다.
메가폰을 잡은 최정열 감독은 초반 두만 역을 약간 살집과 덩치가 있는 인물로 그렸다. 하지만 김희찬을 만난 후 캐릭터 설정까지 바꿨다. ‘글로리데이’를 본다면 왜 최정열 감독이 자신의 머릿속에서 완성시켜 놓은 캐릭터를 바꾸면서까지 김희찬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배우 김희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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