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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에밋 수비가 가장 중요하죠."
KCC와 오리온의 챔피언결정전 최대 화두는 안드레 에밋이다. 191cm에 불과하지만, 특유의 리드미컬한 스텝과 드리블, 화려한 페이크, 불규칙적인 타이밍에 시도하는 플로터를 정상적으로 막는 건 불가능하다. 적어도 KBL에선 그렇다. 때문에 오리온이 에밋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느냐가 챔피언결정전 우승 향방을 가르는 중대한 변수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정규시즌과 4강 플레이오프서 다른 팀들이 시도했던 수비와는 조금 다른 봉쇄법을 들고 나왔다. 특유의 섀깅 디펜스였는데, 변형을 가했다. 힘이 좋고 빠른 김동욱이 외곽에서 1대1로 막는다. 이후 페인트존으로 들어오면 애런 헤인즈, 허일영 등 다른 선수 2~3명이 서서히 간격을 좁히면서 붙는다. 완전히 붙으면 에밋 특유의 페넌트레이션을 완벽히 막을 수 없다. 때문에 오리온은 1차전서 에밋이 중거리 점퍼를 던지도록 유도했다. 아무래도 에밋은 밸런스가 흐트러진 상황에서 슛 적중률은 떨어진다. 추일승 감독의 세밀한 간격 조정이 돋보였다.
그러나 에밋은 에밋이었다. 오리온 수비수들은 경기 막판 응집력이 다소 떨어졌다. 또한, 경기 막판 KCC의 외곽포가 2~3차례 림을 통과하면서 에밋 수비 간격이 벌어졌다. 에밋은 그 틈을 활용, 경기 막판 다득점을 올렸다. 결국 에밋은 25점을 올렸다. 수치상으로는 제 몫을 했지만, 오리온으로선 가능성을 확인한 전략이었다.
21일 2차전. 추일승 감독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에밋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 막는 방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신 추 감독은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경기 막판까지 타이트하게 수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리온은 5번 포지션 높이가 KCC에 밀린다. 대신 크게 튀는 리바운드는 철저히 잡아내는 전략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임하고 있다. 아무래도 하승진, 허버트 힐이 버티는 KCC에 비해 리바운드를 잡기 위한 체력 소모가 상당히 크다. 여기에 에밋과 하승진도 변칙적인 수비를 하는 상황. 챔피언결정전 장기전을 대비, 체력 안배는 매우 중요하다. 실제 추 감독은 1쿼터 막판 김동욱 대신 최진수를 넣어 에밋 수비를 맡겼다. 하승진을 1대1로 막는데다 에밋 도움수비까지 가세하는 이승현의 수비 부담도 장재석 쪽으로 조금 덜어냈다. 1쿼터에만 파울 3개를 범한 이승현은 2쿼터를 통째로 쉬었다.
2쿼터 막판 에밋은 돌파구를 찾는 듯했다. 경기 전 추승균 감독은 "에밋이 다른 선수들의 찬스를 잘 봐줘야 한다. 외곽에서 3점포가 터지면 헬프 사이드로 떨어지는 수비 간격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에밋은 힐과 하승진에게 적절히 공을 연결, 팀 공격에 공헌했다. 전반전서 10~15점 뒤졌던 KCC는 전반전 막판 맹추격하며 5점 뒤졌다.
그러나 오리온은 하프타임에 다시 한번 에밋 수비를 정비했다. 다시 한번 에밋이 페인트존에 진입할 때 간격을 조여왔고, 에밋이 약한 페이드어웨이, 수비수를 달고 시도하는 점퍼를 던지도록 유도했다. 에밋에게서 나가는 패스도 몇 차례 가로챈 뒤 특유의 속공으로 연결, 달아났다.
KCC 추승균 감독은 3쿼터 막판 하승진과 에밋을 동시에 제외했다. 이후 전태풍마저 빼면서 백기를 들었다. 결국 오리온은 에밋 봉쇄작전에 대성공하며 특유의 공격력까지 폭발시켰다. 에밋에게 내준 점수는 단 14점이었다. 하승진에게도 10점 6리바운드만 내줬다. 추일승 감독의 섬세한 수비 전술이 완벽히 통한 2차전이었다.
[에밋.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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