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 김태형 감독이 가장 신경 쓰는 파트는 불펜이다.
타선 베스트라인업과 선발, 마무리는 사실상 구상이 끝났다. 그러나 팀 내 취약파트 중간계투진은 여전히 계산이 되지 않는다. 특히 넘치는 왼손 불펜에 비해 오른손 불펜 자원이 많지 않다는 게 고민스럽다. 지난해에도 사실상 오른손 구원투수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해 왼손 일색으로 불펜을 꾸렸다.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좀 더 효율적인 불펜 운영 차원에서 우완불펜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김 감독은 22일 시범경기 잠실 SK전을 앞두고 "차라리 확 잘하거나 확 못하면 티가 나는데"라며 웃었다. 후보자들의 페이스가 고만고만하고, 확 눈에 띄는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 그는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익숙한 그들의 현주소
두산 우완 불펜에서 가장 익숙한 이름은 역시 베테랑 정재훈이다. FA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롯데에 갔다가 2년만에 돌아왔다. 김 감독은 정재훈에게 몸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부여했다. 결국 미야자키 연습경기서는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범경기서 2차례 등판,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 감독은 "아직 100% 몸 상태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경험 측면에선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건 분명하다. 두산 우완불펜은 셋업맨,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정재훈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해 마무리와 셋업맨을 오가며 고전했던 윤명준은 아직 실전 등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어깨에 미세한 통증이 있었고, 재활 중이다. 김 감독은 "개막 엔트리는 힘들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던 김강률은 순조롭게 재활, 시범경기 4경기에 나섰으나 3⅔이닝 6피안타 4실점 평균자책점 9.82로 좋지 않다. 강속구가 최대 무기지만, 제구력에는 물음표가 달려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두산 불펜이 활용해야 할 투수이기도 하다.
선발과 불펜이 두루 가능한 노경은의 경우 일단 선발로 분류된 상태다. 김 감독은 "경은이는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선발로 두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우완 불펜이 약화되더라도 되도록이면 노경은을 불펜으로 빼내지 않겠다는 게 김 감독 구상이다.
▲강동연과 고봉재
이번 시범경기서 가장 눈에 띄는 우완 불펜은 강동연과 고봉재다. 낯선 인물이다. 강동연은 2011년 육성선수로 입단, 그동안 1군에서 단 2경기에만 등판했다. 하지만, 지난해 퓨처스리그서 결과를 떠나 투구내용이 괜찮았다는 게 김 감독 설명. 시범경기서는 3경기서 4⅔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김 감독은 "시범경기에는 접전일 때 나가는 게 의미는 없다. 좀 더 지켜보겠다"라고 했다.
고봉재는 신인이다. 경남고, 호원대를 졸업,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25순위로 입단했다. 이번 시범경기서도 2경기 2이닝 무실점으로 괜찮다. 김 감독은 "신인인데 자신있게 던진다"라고 했다. 이어 "사실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에 데려가려고 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몸 관리가 필요하다고 해서 불발됐다"라고 털어놨다. 그만큼 고봉재의 가능성을 높게 본다. 김 감독은 "아직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한 시즌을 치르면 어떻게 성장할지는 모른다"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강동연과 고봉재가 가능성 있는 자원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올 시즌 1군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은 없다.
이밖에 조승수, 안규영, 투수로 전향한 오장훈, 채지선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인상적인 피칭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들 중에서 1~2명 정도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1군에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해볼 만하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다. 결국 현실적으로 페이스가 더딘 일부 투수들과 베테랑 정재훈 위주로 우완 불펜을 꾸려가야 할 듯하다. 타선과 마무리 이현승이 적절히 도와줘야 한다.
[정재훈(위), 강동연(가운데), 고봉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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