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엑소 수호(이하 김준면)라고 하면 가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사실 김준면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에 입학한 재자(才子)다. 들어가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라는 한예종 학생이었지만 학업과 가수 활동을 병행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엑소 데뷔 전 자퇴를 결정했다.
이런 김준면인 만큼 2012년 엑소로 데뷔 후 4년의 시간이 흐른 2016년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늦은 감이 있다. 연기를 전공하지 않은 엑소의 다른 멤버들이 배우로 활발히 활동하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김준면은 자신의 배우로서의 행보가 오히려 이른 것 같다고 평했다.
“사실 지금보다 더 늦게 연기할 거라 생각했어요. 가장 친한 변요한 형만 봐도 독립영화를 계속 찍었지만 서른 살이 돼서 빛을 발했고요. 요한 형도 (주목 받은 시기가)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서른 살에 빛을 발해 축복해주고 싶은 한 명이죠. 요한 형 뿐 아니라 주변에 그런 분들이 많고요. 그래서 전 제가 연기를 시작하는 게 이르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언제 시작하는 것 보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이 있을 때까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기다렸어요.”
평소 청춘물에 출연하고 싶었던 김준면의 마음을 움직인 시나리오는 ‘글로리데이’다. 그 중에서도 자신이 연기한 상우와 류준열이 연기한 지공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첫 미팅날 감독님이 역을 정해주지 않고 자신 있는 역을 준비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자신이 있다기 보다 하고 싶었던 상우 그리고 지공 역까지 준비를 해서 갔는데 감독님께서 상우로 대본을 읽게 하셨어요. 감독님께서 4개월 동안 오디션을 봤다고 하셨는데, 그 만큼 저를 지켜봤다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어느 날 갑자기 ‘영화 하게 됐어’라고 하시지 않고 계속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었거든요. 이 영화를 내가 하는 건가, 아닌가 싶기도 했죠. 시간 날 때마다 연락하라고 하셔서 미팅을 하고 대본 리딩, 캐릭터 이야기도 하고 그랬어요. 거의 크랭크인이 가까워졌을 때 크랭크인 날을 알려주시면서 그 때 보자라고 말씀하셔서 ‘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죠.”
이후부터 김준면은 더욱 상우라는 캐릭터에 몰입했다. 최정열 감독에게 상우가 사는 동네로 등장하는 곳이 어니냐 물어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그 동네를 걸으며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촬영 때도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그 동네를 걸으며 감독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감독님께서 상우가 다른 캐릭터보다 약간 철이 들고 더 진중한 느낌을 내길 원하셨어요. 저한테 상우가 딱히 어떤 캐릭터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았고요. 단지 ‘상우를 잘 부탁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영화가 끝나면 상우가 기억에 남을 테니 네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상우는 평소에도 수호로서 모범생 느낌을 자아냈던 김준면에게 딱 들어맞았다. 평소에도 올곧은 느낌인데 작품에서 이런 이미지를 깨보고 싶지는 않았을까.
“저도 상우가 저에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지공은 도전 같은 느낌이었죠. 여러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각오로 갔는데 감독님께서 상우로 보시더라고요. (웃음) 그런데 준열 형이 지공을 연기하는 걸 보니 한 없이 제가 작아졌어요. 감독님께서 왜 절 상우로만 봤는지도 알 것 같았죠. 다음 작품을 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저에 대해 생각하는 이미지와 다른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악역 같은 거요. ‘베테랑’의 유아인 선배님이 연기하신 조태오 역도 감명 깊게 봤어요. 그런 캐릭터를 저에게서 상상을 못하시는데 잘만 보여드린다면 괜찮이 않을까 싶어요. 팬들에게는 확실히 충격일 것 같고, 사람들에게는 반전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에는 그런 역을 해보고 싶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배우 김준면.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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