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자프로농구 6개구단 코칭스태프 개편이 대폭으로 진행될 조짐이다.
삼성생명이 스타트를 끊었다. 25일 계약이 만료된 박정은 코치 대신 명지고 전병준 코치, 삼일중 김도완 코치를 새롭게 영입했다.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신한은행이 KEB 하나은행 신기성, 정선민 코치를 각각 감독, 코치로 영입하는 건 일찌감치 확정된 상태다. 정인교 감독 사퇴 후 감독대행을 맡았던 전형수 코치는 유임이 유력하다. 하나은행도 계약이 만료된 박종천 감독과의 재계약이 유력하고, 코치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다.
KB는 계약이 만료된 서동철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는다. 서 감독은 구단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서 감독과 함께했던 박재헌 박선영 진경석 코치의 행보도 불투명하다. 새 감독이 영입되면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통합 4연패의 우리은행, 최하위 KDB생명을 제외한 4팀의 코칭스태프 개편 혹은 이동이 대규모로 진행될 조짐이다. 코칭스태프를 새롭게 꾸리는 구단들은 새 출발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인재 영입의 어려움
한 여자농구 관계자는 최근 "(감독 혹은 코치로) 뽑을 사람이 별로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만큼 지도자 인력 풀이 제한적이다. 구단들은 다른 팀에서 1~2차례 좋지 않은 성적을 냈던 지도자들을 영입하는 걸 주저한다. 젊고 신선한 인물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감독과의 궁합 심지어 구단 고위층의 선호 여부를 감안하면 쉬운 작업이 아니다.
문제는 여자농구 코칭스태프 선임에 구단 고위층의 입김이 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여자농구 구단들은 남자농구보다 성적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모든 구단이 금융 혹은 보험사다. 라이벌 관계다. 구단 고위층은 감독과 코치에게 좋은 성적을 내라고 직, 간접적으로 압박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코칭스태프를 구성한 뒤 정작 자신들은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정 고교, 대학 출신자를 고집하는 구단도 있다.
우승과 동시에 리빌딩을 부르짖지만, 팀의 정체성과 방향성은 흔들린다. 프런트 농구의 부작용이다. 여자농구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은행이 통합 4연패를 차지하는 사이, 나머지 5개 구단은 대부분 감독과 코치를 1~2회 이상 갈아치웠다. 자신들이 영입한 지도자를 자신들이 쉽게 갈아치운다. 유능한 지도자 영입에 실패했다는 걸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그 결과 농구판에는 거의 매 시즌 감독, 코치 선임 배경을 두고 썩 좋지 않은 소문이 나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프로 구단의 지도자 영입 시스템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라면서도 "지도자 영입은 구단 고유권한이라 외부에선 속사정을 알 수 없다. 비밀성이 유지되면서, 건설적인 비판을 하기가 어렵다"라고 했다.
▲우리은행 4연패의 교훈
통합 4연패에 성공한 우리은행도 과거 최하위를 밥 먹듯 하던 시절이 있었다. 구단은 일찌감치 신한은행 위성우, 전주원 코치를 유심히 살폈다. 두 코치는 일찌감치 여자농구에서 유능한 코치로 인정받았다. 우리은행은 본질을 정확히 꿰뚫었고, 2012-2013시즌을 앞두고 두 사람을 감독과 코치로 영입했다. 여중, 여고에서 잔뼈가 굵은 박성배 코치도 보강, 환상의 코칭스태프를 구성했다.
지난 4시즌간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의 호흡은 환상적이었다. 위성우 감독이 매년 여름 국가대표팀 지휘로 팀을 떠났지만,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위 감독, 전 코치, 박 코치가 구축한 시스템이 공고히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5개 구단이 코칭스태프를 계속 바꿨지만, 애당초 건강한 비전이 실종될 수밖에 없는 환경(자주 잘려나가는 현실, 능력이 부족한 지도자 영입) 속에서 우리은행을 넘을 수가 없었다. 위 감독은 성적과 리빌딩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진행해나가고 있고, 통합 4연패를 차지하면서 구단 고위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최근에는 임근배 감독의 삼성생명이 리빌딩 시스템을 제대로 밟아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단 고위층과 사무국의 유능한 지도자 영입은 매우 중요하다. 농구 관계자는 "선수시절 화려하지 않아도 고참 시절 리더십이 있었거나 지도자로서 비전이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런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라고 했다. 사무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와 함께 구단 고위층도 사무국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게 우리은행을 견제하는 동시에 여자농구의 흥미와 국제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출발점이다.
[신한은행으로 옮기는 신기성-정선민 코치,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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