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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CC는 벼랑 끝에 몰렸다.
챔피언결정 2~3차전서 연이어 20점차 이상 무너졌다. 4차전서 혁신적인 한 수가 필요했다. 실제 추승균 감독은 몇 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조 잭슨에 대한 수비변화, 공격템포의 조절이 대표적이다. 4차전은 물론, 시리즈 장기전에 대비한 변화였다.
오리온의 안드레 에밋 3중 중앙 새깅 수비는 4차전서 약간 헐거워졌다. 오리온도 체력이 소모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에밋도 3경기 연속 당하면서 적응을 했다. 결국 KCC의 내, 외곽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KCC는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만큼 오리온은 강력했고, 평정심을 유지했다. 추승균 감독은 "경기막판 집중력이 떨어졌다"라면서 "1~2가지 디테일한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KCC에 다시 하루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번에도 반전하지 못하면 KCC는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만족해야 한다.
▲조 잭슨에 대한 대처
추승균 감독은 4차전 직전 "잭슨에 대한 수비법을 조금 바꿨다"라고 했다. 실제로 KCC는 1~3차전서 잭슨이 스크린을 받으면 아래로 처져 돌파를 막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잭슨의 중, 장거리 슛이 1~3차전 승부처에서 잇따라 터지면서, 추 감독은 잭슨 수비법을 조금 바꿨다.
일단 잭슨이 외곽에서 스크린을 받으면 KCC 수비수들은 적극적으로 뚫고 나와서 잭슨을 견제했다. 신명호의 타이트한 마크가 돋보였다. 결국 잭슨은 자연스럽게 돌파를 시도했다. 이때 KCC는 잭슨의 페인트존 침투를 허용한 뒤 준비된 도움 수비자들이 잭슨을 이중으로 마크했다. 결국 잭슨의 외곽슛과 돌파를 동시에 막으려는 의도였다. KCC는 골밑에 하승진이나 허버트 힐이 잭슨을 견제했다. 실제 잭슨은 전반전에 단 2점에 그쳤다.
그러나 잭슨은 후반전에만 20점을 몰아넣었다. 잭슨은 신명호의 집중견제에 노련하게 대처, 동료를 활용하거나 개인기술을 통해 직접 공간을 만들었다. 잭슨의 대처에 오리온 특유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은 끊기지 않았다. 결국 KCC는 2~3차전과 마찬가지로 잭슨을 막지 못하면서 무너졌다. 추일승 감독에 따르면 잭슨은 여전히 "공격, 수비 모두 혼자 다 하려는 승부욕이 대단한 선수"다. 하지만, KBL 챔프전까지 오면서 절체절명의 상황에 슛, 패스를 선택하는 효율성이 높아졌다.
▲템포 조절
추승균 감독은 4차전 직전 "공격 템포를 조절해야 한다"라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템포를 늦추는 것이다. 하승진과 허버트 힐 높이 위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 추 감독은 "세트오펜스 정확성을 높이는 연습을 했다"라고 했다.
이 부분은 중요하다. 현재 KCC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가 오리온의 얼리오펜스를 저지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KCC는 하승진과 힐이 동시에 투입되면 스피드가 느려진다. 2~3번 포지션 신장에선 오히려 오리온에 밀린다. 때문에 KCC는 이번 챔프전서 제공권이 오리온에 뒤진다. 결국 KCC가 높이를 활용한 세트오펜스 정확성을 높여야 오리온이 아웃 오브 바운드를 통해 공격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얼리오펜스 비중을 낮출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KCC는 지난 4경기 동안 세트오펜스에서의 정확성이 떨어지면서 무차별 리바운드를 내줬고, 거기서 파생되는 잭슨와 애런 헤인즈의 얼리오펜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러나 4차전서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단적인 예로 KCC의 4차전 야투성공률은 49%로 52%의 오리온에 밀렸다. 결과적으로 세트오펜스와 얼리오펜스 모두 오리온을 압도하지 못했다. 에밋에 대한 오리온의 새깅이 체력부담으로 헐거워지면서 공간이 발생됐고, 자연스럽게 에밋과 외곽득점이 동시에 살아나는 효과를 봤다. 하지만, 여전히 하승진과 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승현과 장재석, 헤인즈가 하승진과 힐을 잘 막아내고 있다. 골밑에서 편안하게 공을 잡게 하지 않고, 최대한 바깥으로 밀어내면서 KCC 공격 동선을 엉키게 한다. 더구나 체력이 강하지 않은 하승진과 힐 역시 지친 기색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리온이 KCC를 압도하고 있다. 그나마 4차전서 오리온 수비가 체력부담으로 다소 헐거워졌고, 오리온이 전략적으로 버린 신명호의 3점포 4방이 터지면서 KCC가 시소게임을 했다. 하지만, KCC는 더욱 강력한 탈출구가 필요하다. 이제는 벼랑 끝이다.
[KCC 선수들(위), 잭슨을 수비하는 신명호(아래).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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