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들이 한 작품에 쏟아 붓는 ‘열정’은 어느 정도일까. 배우 개인마다 다를 것이고,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워낙 주관적인 사항인 만큼 감히 누가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게 개인의 ‘열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뮤지컬배우 최동호는 자신 있게 자신의 열정을 말해도 될 듯 하다. 뮤지컬 ‘로맨틱 머슬’에 쏟아 부은 그의 열정은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가히 대단하다.
뮤지컬 ‘로맨틱 머슬’은 ‘머슬러’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고민과 열정을 재기발랄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창작 뮤지컬. 극 중 최동호는 머슬러 출신으로 카리스마적이면서도 섬세한 감성을 지닌 이탈리아 레스토랑 셰프 강준수 역을 맡았다.
최동호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 공연 자체가 재미있다”고 운을 뗐다. “지금까지 몸을 만들고 노력했던 것을 보여주고, 지금까지의 노력이 어느 정도 보여지니까 즐겁게 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느낌이었어요. 뭔가 쌓여가는 느낌이 있어 재밌었죠. 머슬을 소재로 하니까 운동하고 식단 관리 하는 게 진짜 힘들었는데 계속 관리 하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제 몸이 워낙 안 좋은 상태였거든요. 처음엔 배도 나왔고, 얼굴도 웃을 때 찹쌀떡 같았어요. 앉을 때 항상 배가 나와서 불편했죠.(웃음) ‘로맨틱 머슬’ 연습 하면서 14kg 감량했어요. 82kg이었던 몸무게가 68kg까지 됐죠. 더 빠졌을 거예요. 지금은 찌고 싶어도 안 찔 정도로 몸이 만들어져서 신기해요.”
달라진 최동호 모습에 지인들마저도 놀랄 정도. 두달간 살인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몸을 만들었으니 놀랄 만도 하다. 최동호는 “저염식으로 식사를 했고 이향미 감독님의 트레이닝이 있었다. 아침 10시부터 헬스 트레이닝을 하고 안무, 개인 헬스 등을 한 뒤에 드라마 연습을 했다”며 “웬만한 체력으로는 버티기 힘든 순간들이었는데 계속 하다보니 오히려 체력이 남아돌 정도가 되더라”고 설명했다.
“사실 사람들이 제가 다이어트 하는 걸 보고 ‘너 그러다 죽는다’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그게 강준수 역할에도 맞는 것 같아요. 강준수라는 사람이 엄청 철저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그걸 느끼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래서 연습이 다 끝나도 혼자 운동을 했어요. 주위에서 일부러 밥도 먹이려 하고 혼내기도 했는데 운동 갈 생각만 했죠. 완전 거기에 빠져 있었어요. 좀 독한 스타일이기도 해요. 인물의 마음을 알아야 몰입할 수 있어서 더 그 사람에 맞게 따라가 보려고 하는 게 있어요. 이번엔 강준수 마음을 알기 위해 더 그렇게 한 부분도 있어요.”
최동호가 이토록 열정을 다해 독하게 한 이유는 또 있다. ‘로매틱 머슬’ 오디션 때부터 도전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만한 결과물을 얻고 싶기도 했다. 몸이 안 좋았지만 긴가 민가 하면서 ‘로맨틱 머슬’ 오디션을 봤던 최동호는 “오디션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도 헬스장에서 6시간씩 미친 듯이 운동해서 5kg 정도를 뺐었다”고 말했다.
“‘내가 될까?’ 했는데 오디션에 붙어서 그 때부터 정말 미친 듯이 운동했어요. 관객들에게 보여 줘야 되니까요. 처음엔 부담도 되긴 했어요. SNS에 몸 사진을 올렸는데 전문가 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주고 ‘멋집니다’고 댓글을 달아줘서 그 분들 SNS에 가봤더니 제 몸은 너무 창피할 정도로 몸이 좋더라고요. 하지만 그 분들은 제 과정을 알아주신 거였어요. 힘든 순간들을 알기 때문에 더 응원해준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씩 부담을 덜게 됐어요. 노력과 열정들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 후에는 좀 자신감이 붙었어요. 열심히 했으니까요.”
최동호가 연기하는 강준수는 머슬에 도전하는 동시에 셰프이기도 하다. “강준수는 음식조절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게 꿈인 셰프”라고 설명한 최동호는 자신 역시 요리 철학이 생겼다고 했다.
“저도 먹기 위해서 나름의 철학이 생겼어요. 소금을 안 넣고 진짜 이것저것 다 해봤죠. 호박과 양파가 단맛을 주니까 볶아서도 먹어보고 단백질 빵도 만들어보고 달걀 흰자, 고구마 등으로 이것저것 만들어 봤어요. 동료배우들이 먹어보고 ‘괜찮은데?’ 하더라고요. 원래 먹는 것도 좋아하고 요리도 좋아해서 셰프를 연기하는 것도 재밌어요.”
함께 강준수를 연기하는 이현, 백성현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최동호는 “서로 대화를 많이 했는데 이현 형과는 음악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많이 배웠다”며 “(백)성현이는 연기적으로 깊게 들어가는 스타일이라 연기적인 것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서로 도전이었기 때문에 끈끈해졌어요. 물론 더 좋은 몸을 만들려는 경쟁은 은근 있었지만.(웃음). 연기 외에 식단, 운동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하니까 예민할 수도 있잖아요? 근데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안 그러려고 서로 많이 노력했어요. 서로 뭐든 나누려 하다 보니 정도 쌓였죠. 서로 챙겨주고 걱정해주다 보니 진짜 끈끈해졌어요. 그러니 결과도 좋더라고요.”
최동호는 자신이 흘린 땀의 가치를 알기에 더욱 자신 있어 했다. 과정이 뜨거웠기에 무대 위에서 모든 열정을 폭발시킬 수 있었다.
“과정이 정말 뜨거웠고 다들 너무 멋있었어요. 첫 공연 때 정말 울컥하더라고요. 막공도 아닌데 벌써 울컥울컥 할 정도로 과정이 많이 생각나고 가슴 벅찼죠. 그걸 관객들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모든 인물이 사랑스럽고 도전을 해요. 관객들 역시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도전할 용기가 생길 거라 믿어요. 공연 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메시지인데 ‘로맨틱 머슬’은 그런 메시지를 전해요. 저 역시 마지막까지 계속 도전 의식을 놓지 않을 거예요. 지금 머슬 대회도 생각하고 있어요. ‘로맨틱 머슬’은 제게 엄청난 선물을 준 작품이에요. 자신감도 붙었고, 열정과 의지도 더 강해졌어요. 관객분들도 오셔서 자극 받고 힐링 받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 가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계속 성장하겠습니다.”
한편 뮤지컬 ‘로맨틱 머슬’은 오는 5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한다.
[배우 최동호. 사진 = 뮤지컬 ‘로맨틱 머슬’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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