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드레 에밋에 대한 오리온의 변칙 수비는 깨졌다.
챔피언결정 4차전서 조짐이 보였다. 당시 KCC는 패배했지만, 안드레 에밋이 공격 위치를 탑에서 45도, 코너 등으로 다변화했다. 그리고 허버트 힐과 2대2를 시도하는 등 많은 변화를 통해 오리온 수비 해체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 결국 5차전서 KCC 화력은 폭발했다.
오리온의 에밋 수비는 2~3명의 새깅 디펜스다. 김동욱이 에밋을 중앙으로 몰아넣은 뒤, 에밋이 페인트존에 들어서면 나머지 1~2명이 서서히 간격을 좁혀 들어오고, 돌파 이후 슛을 시도할 때 순간적으로 압박, 에밋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리는 방식이었다. 결국 에밋은 자신이 없는 미드레인지 점퍼를 자주 시도, 득점력이 감소했다. 추일승 감독은 1~5차전서 이 수비를 조금씩 보정했지만, 큰 틀에서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KCC의 변화
오리온은 에밋의 변화에 대한 대비가 돼 있었다. 역시 슛이 약한 선수들을 사실상 버리고 에밋을 집중 견제했다. 하지만, 에밋도 중앙에서보다 좀 더 효율적으로 오리온 수비를 무너뜨렸다. 그리고 5차전. 에밋은 38점을 폭발하며 완벽히 오리온 수비를 벗겨냈다.
에밋은 "전태풍, 김효범 등 동료들을 믿고 경기에 임했다. 오리온이 나를 어떻게 수비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했다. 에밋에 대한 오리온의 새깅은 외곽 로테이션이 동반되지만, 결국 외곽보다는 에밋의 득점과 에밋과 하승진, 에밋과 힐의 골밑 연계플레이를 막는 게 주목적이다.
에밋이 4차전서 1~3차전보다 좀 더 빠른 타이밍에 전태풍, 신명호 등 외곽으로 연결한 패스가 수 차례 3점포로 연결됐다. 오리온이 사실상 버린 신명호가 3점슛 4개를 터트렸다. 그 4방이 아니었다면 KCC는 4차전서도 대패할 가능성이 컸다. 결과적으로 졌지만, 신명호의 3점슛 4방이 5차전 반격의 힌트였다.
결정적으로 추승균 감독은 5차전서 선수구성에 변화를 줬다. 그 동안 오리온의 2~3번 미스매치를 활용한 공격을 의식, 신명호와 정희재 기용시간이 길었지만, 5차전서는 이들을 거의 기용하지 않았다. 신명호만 단 3분15초 기용했고, 정희재는 벤치에 앉혔다. 슛 감이 좋지 않은 김태술도 제외했다. 대신 에밋의 요청에 따라 슈터들을 추가로 배치했다. 김지후를 선발 출전시켰고, 김효범도 오래 기용했다. 경기 중반에는 장신 포워드 송교창마저 기용, 공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에밋이 이들에게 원활하게 공을 빼내면서 초반부터 전태풍, 김지후, 김효범의 외곽포가 잇따라 터졌다. 결국 에밋에 대한 오리온의 수비 간격이 넓어지면서 에밋도 대폭발했다. 오리온 수비는 완벽히 해체됐다. KCC 역시 수비라인에 균열이 생기며 가까스로 이겼지만, 공격 위주의 라인업을 사용하면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었다. 결과적으로 추승균 감독의 전략은 성공했다.
▲오리온 대처법은
추일승 감독은 "김동욱의 체력이 약간 떨어졌다"라고 했다. 수비력이 좋지만, 김동욱은 35세 베테랑 포워드. 하루 걸러 하루 치러지는 챔피언결정전 일정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 더구나 6강, 4강 플레이오프서도 많은 시간 뛰었다. 4~5차전서 김동욱의 에밋 마크는 다소 헐거워졌다. 뿐만 아니라 새깅을 하는 다른 선수들이 KCC의 외곽포가 터지자 외곽 수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에밋 새깅에 대한 간격도 벌어졌다. 이 역시 체력 난조에 따른 집중력 저하와 무관하지 않다.
오리온이 다시 반격할 차례다.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지만, 여유를 부릴 수는 없다. 당장 29일 6차전을 내주면 31일 전주 7차전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6차전서 다시 에밋을 봉쇄하면서 시리즈를 끝내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추일승 감독은 시리즈 중 공공연하게 "준비한 에밋 수비가 한 가지 남아있다"라고 했다. 27일 5차전을 앞두고 힌트를 줬다. 하지만,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에밋만 집중적으로 막는 수비라서 리스크가 있다"라고 했다. 이제까지는 새깅을 통해 에밋과 외곽 공격수를 어느 정도 동시에 체크했다면, 쓰지 않은 수비 한 가지는 에밋에게 더욱 노골적으로 집중하는 전술이다. 지금까지도 오리온은 에밋에게 7~80%의 수비 에너지를 활용한 걸 감안하면 추 감독의 마지막 카드는 파격에 가깝다다. 다만, 추 감독은 보정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5차전 직후 "에밋은 어떻게 막아도 제 몫을 하는 선수다. 볼을 좀 더 림에서 떨어진 곳에서 잡게 하거나, 도움 수비 타이밍을 바꾸면 된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6차전서 에밋 봉쇄법을 완전히 바꿀까. 아니면 보정을 시도할까. 분명 KCC 외곽슛 컨디션은 4차전부터 올라오는 추세다. KCC만큼 오리온의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 추일승 감독이 어떤 플랜B를 내놓을까.
[에밋.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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