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의민족' 평균나이 65세 할미넴, 내 힙합이 어때서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힙합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를 외치는 여덟 명의 할머니 래퍼들이 마이크로폰을 잡았다.

JTBC 새 예능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의 제작발표회가 29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진행됐다. '힙합의 민족'은 평균 나이 65세인 8명의 할머니가 힙합 프로듀서의 도움을 받아 준비한 무대로 랩 배틀을 펼치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노익장을 펼칠 여덟 명의 래퍼로는 배우 김영옥, 양희경, 이경진, 이용녀, 문희경, 국악인 김영임, 에어로빅강사 염정인, 그리고 엠넷 '쇼미더머니' 출신의 최병주가 합류했다. 이들은 래퍼 MC 스나이퍼, 피타입, 한해, 릴보이, 치타, 딘딘, 키디비, 몬스터엑스 주헌 등 쟁쟁한 프로듀서의 도움을 받아 힙합 서바이벌을 펼치게 된다. 프로그램의 MC는 개그맨 신동엽과 래퍼 산이가 맡았다.

'힙합의 민족'의 관전포인트는 여배우로, 소리꾼으로, 강사로 살아온 평균 나이 65세 할머니들이 녹록치 않았던 인생과 젊은 날의 사랑 등을 낯선 랩으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란 점이다.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묻는 질문에 연출을 맡은 송광종 PD는 "우리 프로그램은 어르신 8명과 프로듀서들이 함께 경연을 펼쳐서 다이아몬드를 획득하는 프로그램이다. 할머니들이 힙합을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장난삼아 얘기를 던졌는데 후배들도 재밌을 것 같다고 하고, 국장님도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시작했는데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고 솔직한 답을 내놔 웃음을 자아냈다.

PD의 말에 '할미넴'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영옥은 "PD님, 본인이 생각하기도 우습죠?"라는 질문과 함께 말문을 열었다. 김영옥은 "사실 첫 방송이 나가기 전까지는 주변에서 '무슨 프로그램이야?'라고 물어도 대답할 길이 없더라"며 "PD가 '놀다 가라'고 해서 왔는데 놀다가는 기분으로 하기에는 살이 쪽 빠지고 있다. 말 그대로 '쌔빠지게' 훈련을 시키더라. 감언이설에 속아서 시작한 것 같다"고 혹독한 훈련 과정을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출연자 각자에게는 출연을 결심한 사연과 일어난 변화가 있었다. 이용녀는 "예전에는 옷 가게를 지나다 힙합을 들으면 짜증이 났는데, 지금은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탄다"고 고백했다.

또 이경진은 "난 흥도 없는 사람이고, 역할도 얌전한 것만 해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지금은 반전이 있어야 한다더라. 요즘 악역이 대세라 반전이 있어야 먹고 살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그런데 막상 연습을 해보니 이건 아니더라. 양희경도 어렵다고 말을 하지만, 양희경이 어려울 정도면 나는 지금 그만 둬야 한다. 연습을 하다보니 성대결절도 왔다. 의사는 그만 하라고 하는데 그래도 쉰 목소리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제작발표회 말미 산이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난 힙합이라는 음악이 너무 오락거리로 비춰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제작진이 진정성 있게 아름다운 도전을 그린다고 하더라. 신구가 함께 뭉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힙합의 민족'은 오는 4월 1일 오후 9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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