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최창환 기자] 리빌딩에 있어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지만, 우승만큼은 인연이 닿지 않았던 추일승 감독이 드디어 한을 풀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은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은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추일승 감독으로선 감개무량한 순간일 것이다. 추일승 감독은 부산 KTF(현 kt)를 이끌고 2006-2007시즌 챔프전에 올랐지만, 울산 모비스에 7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준우승했다.
KTF는 비록 우승에 실패했지만, 추일승 감독이 부임하며 약체 이미지를 벗었다. 현재 리그 최고의 슈터로 자리매김한 조성민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이가 바로 추일승 감독이다. 박상오 역시 추일승 감독이 드래프트시 단상에서 호명한 선수. 현재 kt 전력의 뼈대를 구축한 이가 바로 추일승 감독인 것이다.
2007-2008시즌부터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 KTF 사령탑에서 물러난 추일승 감독은 2011-2012시즌 오리온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라는 게 당시 추일승 감독의 포부였다. 오리온에서 반드시 자신의 첫 프로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오리온에서도 팀 전력을 대폭 개편했다. 4대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하는가 하면,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 행운을 안아 이승현을 지명했다.
올 시즌 오리온은 포워드가 주축을 이루는 농구를 펼쳤다.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순위가 미끄러져 빅맨이 아닌 애런 헤인즈를 선발했지만, 이는 오리온 포워드진의 공격력을 끌어올려주는 기폭제가 됐다. 사인&트레이드로 문태종을 영이한 것도 ‘신의 한수’가 됐다.
오리온에 앞서 포워드 농구로 정상을 노린 팀은 또 있었다. 2012-2013시즌의 서울 SK다. SK는 박상오, 김민수, 최부경 등 장신라인업을 가동하며 KBL 최다 타이인 44승을 따내며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헤인즈는 당시에도 SK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다만, SK는 울산 모비스와의 챔프전에서 4패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포워드 농구로 우승은 어렵다’라는 일각의 평가가 형성된 것도 이때쯤이었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은 업그레이드된 ‘포워드 농구’로 패러다임을 일으켰다. 김동욱의 타고난 센스는 챔프전에서 오리온의 공격력을 업그레이드했고, 이승현과 문태종도 고비마다 제몫을 했다.
추일승 감독은 비주류다. 홍익대 출신으로 선수시절에도 이렇다 할 경력을 새기지 못했다. 하지만 농구관련 책을 쓰는가 하면, KTF 감독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견문을 넓혔다. 비주류 감독이 주도한 포워드 농구의 우승. 리그에 새로운 획을 그은 일대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추일승 감독. 사진 = 고양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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