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최창환 기자] "원없이 울고 싶었는데…."
추일승 감독이 드디어 감독 경력에 우승을 추가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은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120-86으로 승리했다. 오리온은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 통산 2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추일승 감독으로선 생애 첫 우승이다. 부산 KTF(당시 kt) 시절이던 2006-2007시즌 챔프전에 올랐으나, 3승 4패에 그쳐 우승에 실패했다. 이후 9년 만에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끈 감독으로 우뚝 섰다.
추일승 감독은 "우승하면 원없이 울고 싶었는데, 점수 차가 많이 나서 눈물은 안 나오더라"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추일승 감독은 이어 "KTF에서 나온 후 2년간 공백이 있을 때 '다시 (감독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농구가 나에게는 많은 기회를 준 것 같다. 농구에 내 젊음을 바쳤고, 이것으로 끝을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큐멘터리에서 폴 포츠가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는 걸 보면서 나에겐 그게 농구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추일승 감독은 더불어 "챔프 1차전에서 앞서 나가던 순간 '수비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차전을 이기면서 승산이 있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말했다.
위기도 있었다. 오리온은 시즌 중반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고, 순위도 1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추일승 감독은 이에 대해 "좋은 선수들과 함께 했고, (이)승현이가 잘해줘서 이번만큼은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올 시즌만큼은 자신 있었다. 물론 헤인즈가 다쳐서 굴곡이 있었지만, 그래도 플레이오프라는 기회에서는 다시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잘해냈다"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스몰볼로도 우승할 수 있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팀이다. 오리온은 포워드가 주축으로 이루는 선수구성으로 시즌을 운영해왔다.
추일승 감독은 "프로-아마 최강전을 통해 우승을 맛봤다. 선수들이 그 부분에서 갈증을 많이 느낀 만큼, 자신감도 가졌다. 시즌 초반에 성적이 잘 나와서 스스로 자부심을 가졌던 것 같다. 빅맨 역할을 승현이가 잘해줬다. 재밌는 농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스몰볼은 팀 전력상 최선의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제 오리온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다음 시즌에는 9개팀의 도전에 맞서야 하는 입장이 됐다. KBL 역사상 2시즌 연속 챔피언에 오른 팀은 대전 현대, 울산 모비스 등 단 2팀에 불과하다. 그만큼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다.
추일승 감독은 "지금이 농구인생 최고의 순간인가?"라는 질문에 "지나봐야 알 것 같다"라며 웃었다. 추일승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정상에 서며 명장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까. 올 시즌을 뛰어넘는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추일승 감독. 사진 = 고양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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