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수습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어느 때 보다도 바쁜 겨울을 보냈다. 새로운 홈구장, 모기업 이관, 원정도박 파문 사후처리, FA 및 트레이드 등 굵직한 사건들이 연달아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러 사건 중에서도 삼성에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전력’이다. 삼성은 당장 즉시 전력 카드를 4명이나 잃었다. 마무리 임창용 방출, 야마이코 나바로의 일본 진출, FA 박석민의 NC 다이노스행, 채태인의 트레이드까지 모두 우승 멤버를 내보냈다.
삼성은 윤성환과 안지만의 향후 거취까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당장 플러스 보다는 마이너스가, 또 느낌표 보다는 물음표가 떠오르는 삼성의 전력 상황. 삼성은 ‘전력 재구성’을 통해 위기를 풀어 나간다는 모습이다.
▲ 공백 부담 나눌 기존 전력
팀 핵심 전력이 빠져 나갔지만 아직도 팀을 떠받치는 기둥들이 남아있다. 기존 전력들이 전력 누수 부분을 각자의 역할로 나눠 짊어진다는 방향이다.
도루왕 박해민과, 신인왕 구자욱이 구성하는 테이블 세터진은 출루율을 통해 공격을 이끈다. 지난 시즌 박해민은 0.370, 구자욱은 0.417의 출루율로 258득점을 합작했다. 거포 부재로 줄어들 수 있는 장타율을 잦은 출루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밥상을 차려주는 만큼 불러들여야 하는 중심 타선의 역할도 중요하다. 중심에서는 역시 4번타자 최형우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대상자가 되는 최형우는 남다른 FA 각오를 가진 만큼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시범경기서도 36타수 13안타(5홈런) 15타점으로 타율 0.361의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이 기존 전력 중에서도 가장 기대하는 것은 역시 ‘베테랑’ 이승엽의 힘이다. 실제 타선에서 활약과 함께 이승엽은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에서만 13시즌을 보낸 이승엽은 그동안 숱한 팀 변화와 전력 누수 상황을 경험했다. 누구보다도 팀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아는 선수다.
▲ 빈틈 메울 새로운 전력
기존 전력이 팀을 지탱한다면 빈틈을 메울 선수들은 역시 새로운 얼굴이다. 가장 큰 공백으로 느껴지는 박석민과 나바로의 빈자리는 아롬 발디리스와 신예 백상원이 나눠서 맡는다.
새로운 타자 용병 발디리스는 일본 프로야구를 통해 이미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자원이다. 적응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시범경기서 45타수 18안타 9타점을 치며 타율 0.400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박석민의 3루 자리를 맡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백상원도 공수에서 나바로의 빈자리를 메울 예정이다. 나바로의 공백으로 주전 자리를 꿰찬 백상원은 성실한 모습으로 오히려 수비에서는 나바로 보다 더 안정감을 준다는 평가다. 공격에서도 백상원은 시범경기 38타수 16안타 6타점을 기록해 타율 0.421의 고공 행진을 펼쳤다.
투수진에서는 새로운 용병 앨런 웹스터와 신예 장필준, 김동호의 활약이 기대된다. 웹스터는 시범경기 2경기에서 2승을 챙기며 9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해 에이스 가능성을 보였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0’을 달리고 있는 장필준과 김동호는 150km에 육박하는 빠른볼로 필승조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올 시즌 도전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랜 기간 왕좌를 지킨 삼성에게 도전자라는 단어가 아직 낯설기 만하다. 재구성한 팀 전력으로 삼성이 어떤‘도전자’역할을 해낼지 기대된다.
[이승엽과 최형우(첫 번째 사진), 백상원과 발디리스(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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