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옛 영광을 되찾으려고 했다. 미디어데이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삼성의 대항마로 그들을 꼽았다. 하지만 결과는 '아슬아슬 5강 턱걸이'였다. 정의윤마저 없었다면 이 조차도 이루지 못할 뻔 했다. SK 와이번스 이야기다.
'시즌 전 예상'만 보면 작년보다 초라하다. 최대치가 5강 후보 정도다. 불펜 주축 이탈이 컸다. 지난해 마무리와 셋업맨을 맡았던 정우람과 윤길현이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오랜 기간 SK에서 뛴 포수 정상호도 팀을 옮겼다.
이로 인해 지난해 안 보였던 얼굴이 많이 보인다. '안 보였던 얼굴'이 보인다고 무조건 안 좋은 뜻은 아니다.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주축선수들도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올시즌 SK 캐치프레이즈는 '새로운 시작, 새로운 도전'이다. 옛 영광도, 지난 몇 년간의 아쉬움도 뒤로 하고 새 출발을 선언한 SK의 2016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 주축 선수들 건재… 건강한 최정, 김강민 관건
선수면면만 보면 아직도 SK는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에이스 김광현이 맡은 역할을 꾸준히 해내고 있으며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와 크리스 세든도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들이다.
타선을 봐도 마찬가지다. 최정과 정의윤을 비롯해 김강민, 이재원, 이명기, 박정권, 헥터 고메즈 등은 상대투수들이 쉽사리 넘길 타자들이 아니다.
문제는 건강이다. 2014시즌 종료 후 SK와 86억원, 56억원에 계약했던 최정과 김강민은 지난해 많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부상으로 인해 최정은 81경기, 김강민은 96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로 인해 김용희 감독은 올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물음에 "새로운 얼굴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역시 기존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면서 언제나 최정과 김강민 이름을 언급한다. 공수 모두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그들이기에 코칭스태프도 이들의 건강에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다.
▲ 시범경기에서도 느낌표가 되지 않은 불펜과 5선발
타선은 확실히 지난해보다 중량감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와 달리 정의윤이 시즌 초반부터 활약하며 이재원과 이명기는 타격이 완벽히 본궤도에 진입했다. 최정과 김강민 또한 경기에 나설 수만 있다면 제 몫은 해내는 선수들이다.
걱정은 마운드다. 1~3선발만 보면 김광현-켈리-세든으로 다른 구단에 결코 밀리지 않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사실상 4선발 자리를 굳힌 박종훈은 시범경기 마지막 2경기에서 주춤했으며 5선발 후보들은 아직까지 치고 나간 선수가 없다.
불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당초 SK는 박희수가 예전 모습을 보일 경우 정우람, 윤길현 공백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박희수의 구위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 정영일 또한 아직까지는 경험 부족으로 인해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전문가들은 SK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 않다. 김용희 감독 또한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 감독은 "노력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보여드리면서 열정이 상식을 뛰어 넘는 시즌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올시즌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전문가들을 당황하게 했던 SK. 새 출발을 선언한 그들이 올해는 '좋은 방향'으로 전문가들의 예측을 빗나가게 할 수 있을까.
[SK 선수단(첫 번째 사진), 최정(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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