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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대부분의 가족이 지지고 볶으며 산다. 상처와 아픔, 위로와 위안을 주고 받는다. 멀리 달아나고 싶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혈육의 정. 밀어내려 하지만, 되레 끌려오는 마음의 고향. ‘나의 그리스식 웨딩2’는 전편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살리며 훈훈한 웃음을 전한다.
전작은 모태솔로 그리스 여인 툴라(니아 발다로스)가 사사건건 참견하길 좋아하는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남자 이안(존 코베트)을 만나 결혼에 성공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아낸 로맨틱 코미디였다. 2002년 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3억 5,000만 달러의 빅히트를 기록해 영화계를 발칵 뒤집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고집불통인 1대 거스(마이클 콘스탄틴)는 알렉산더 대왕의 직손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조상찾기에 나섰다가 마리아(레이니 카잔)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된다. 툴라와 이안의 딸 패리스(엘레나 캠푸리스)는 시끌벅적한 대가족의 등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뉴욕 대학에 원서를 넣는다. 거스 부부의 황혼 결혼식과 팰리스의 자아찾기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1대부터 3대까지 다양한 세대를 등장시킨 속편은 만고불변의 소중한 가치인 가족과 사랑을 중심으로 전작의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이어간다. 전작이 툴라와 이안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3대에 걸쳐 골고루 에피소드를 배분해 세대공감의 의미를 더했다.
온 몸에 윈덱스(세정제)를 뿌리고 다니는 잔소리꾼 거스, 혼인신고 없이 살았다는 말에 “자유”를 외치는 마리아, 부모와 자식에 끼어 ‘걱정 인형’으로 살아가는 툴라, 독립을 외치며 가족 탈출을 꿈꾸는 패리스 등이 펼치는 왁자지껄한 가족 코미디가 그지없이 사랑스럽다.
황혼 결혼식을 준비하다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상황은 입가에 웃음을 짓게 만들고, 새로 합류한 엘레나 캠푸리스의 까칠한 매력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패리스는 “가족들은 늘 내 일에 참견해”라고 불만을 쏟아낸다. 그리스 가족에겐 참견이 곧 사랑이다. 패리스도 가족의 참견이 그리울 것이다.
[사진 제공 = 누리픽처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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