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오달수, ‘대배우’라는 말에 이처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메가폰을 잡은 석민우 감독도 처음부터 ‘대배우’의 주인공으로 오달수를 낙점했다고 하니 비단 한두명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실제 오달수는 이견이 없는 연기력, 연기력 못지않은 배우로서의 자세와 마음씨 등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죽하면 ‘대만한국 영화계를 위해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라고 불릴까.
누구도 대배우라고 부르는데 이견이 없을 오달수가 첫 단독주연으로 나선 영화가 바로 ‘대배우’다. 20년째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던 장성필이 영화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는데,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진출한 오달수의 배우 삶과 닮아 있다.
“개봉 전 그리고 보고 난 다음 정신이 없을 때는 머리가 아팠는데 집에 와서 하루 지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편하게 보는 영화 같아서 이제는 두통도 사라지고 긴장을 풀게 됐어요. 보기 전에는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을까, 유치하지는 않을까 온갖 생각들이 다 들더라고요. 보고 나니까 ‘그래 이 정도면 됐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오달수에게도 첫 주연, 그것도 단독 주연이라는 무게감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지만 주연은 건 처음이기 때문. “난 처음이니까”라고 너스레를 떤 오달수는 황정민과의 일화도 전했다. “주연 해보니까 힘들지?”라고 말했다는 것. 오달수는 “한 번 해봤으니까 두 번째는 안 하려고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영화에 처음 도전하는 장성필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오달수의 첫 영화 경험에 관한 이야기도 오갔다. 오달수가 처음 스크린에 데뷔한 작품이 ‘해적, 디스코왕 되다’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을 촬영할 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첫 영화가 ‘해적, 디스코왕 되다’였어요. 그 때는 앵글이 뭔지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만 했죠. 자꾸만 앵글 밖으로 나가니까 칠순 쯤 돼 보이시는 촬영 감독님께서 욕을 많이 하셨어요. (웃음) ‘그 이상 가면 안 나와’, ‘벗어나지 말란 말이야’ 막 그러셨죠. 하지만 야단을 치시면서도 따뜻함이 있었어요. ‘놈놈놈’을 촬영할 때는 첫 촬영을 하필 저와 송영창 선배 둘이서 하게 됐어요. 첫날 힘을 많이 주게 되잖아요. 보통 영화 한 편에 필름이 20만장 드는데 감독님이 워낙 꼼꼼히 찍는 스타일이고, 제가 NG 아닌 NG도 많이 냈어요. 감독님께서 몇 자 썼는지 아냐고 물으셨는데, ‘5000자를 썼다. 어지간한 단편영화 한 편 만든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앞서 말했다 시피 이 영화는 명품 조연배우로 사랑 받아온 오달수가 생애 첫 주연에 나선 작품. 이에 많은 사람들이 ‘대배우’의 개봉을 반가워했다. 하지만 정작 오달수는 굳이 다시 주연을 꼭 하고 싶지는 않다고 난색을 표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시 주연이요? 별로 생각이 없어요. (웃음) 이번에 출연하게 된 건 석민우 감독님과 약속 때문이에요. (석민우 감독이 조감독을 맡았던) 영화 ‘박쥐’를 할 때 쯤, 한 10년 전에 한 약속이니 깰 수가 없었어요. 서로 바쁘게 준비하며 왔다 갔다 하며 스쳐지나가는 말로 ‘선배님 다음에 제가 입봉하면 꼭 출연해 주세요’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죠. 그 기억이 오래 가더라고요.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깨버릴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해졌죠.”
힘든 연극 생활. 오달수 또한 이런 과정을 거쳤고,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시작했던 영화가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일이 됐다. 현재는 연극, 영화, 드라마 배우의 개념이 없어졌고, 그 선봉에 바로 오달수가 서 있다. 이제는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영화를 택하게 만드는 오달수. 이제 그는 많은 장성필들의 희망이 돼 있다.
[배우 오달수.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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