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금 LG에는 구원투수진을 이끄는 '미스터 제로'가 있다. 언더핸드 요원인 신승현(33)은 올 시즌 10경기에 등장해 10⅓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 1일 잠실 kt전에서도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첫 승을 따내기도 했다. 142km까지 나온 직구와 120km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 LG는 신승현의 호투로 4-2 승리가 가능했다.
사실 신승현은 kt와의 주말 3연전에 앞서 잠시 2군에 있기도 했다. 이는 부진이나 부상에 따른 조치가 아니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달 19일 신승현의 2군행에 대해 "앞으로 치를 9경기에서는 상대 팀에 옆구리 투수에게 약한 타자가 별로 없고, 왼손타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었다. 당시 LG는 NC, 넥센, 삼성과의 경기가 예정돼 있었는데 모두 좌타자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팀이었다. 또한 관리 차원에서도 휴식을 줄 수 있는 타이밍이기도 했다.
신승현도 이러한 감독의 전략에 동의했다. "사실 2군에 내려갈 때만 해도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는 신승현은 "하지만 열흘 간의 휴식이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고 이번 3연전에서 계속 던졌다면 아마 마지막 경기에서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말. 이번 LG-kt 3연전은 매 경기 1~2점차에서 갈린 접전이었는데 LG가 2승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은 신승현의 호투를 빼놓고는 이야기하기 어렵다. 신승현은 세 경기에 모두 나와 각각 1⅓이닝 무실점, 1이닝 무실점,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2014년 FA 이대형의 보상선수로 LG에 입단한 신승현은 지난 해 37경기에 나와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LG 마운드에서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신승현은 자신의 목표가 있지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신승현은 "아직 내가 생각하는 목표를 이루지 않았기 때문에 목표를 이루고 난 다음에 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과연 그의 무실점 행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무실점 행진이 계속 가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깨질 것"이라는 그는 "깨지기 전까지 크게 의식하지는 않을 것이다. 30경기까지 해보겠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신승현의 되찾은 미소만 봐도 지금 그의 투구가 LG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신승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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