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잠실구장은 2010년 이후 6년 만이었어요. 기분이 새롭더라고요"
SK 와이번스 손지환(38) 코치. 휘문고 시절 초고교급 선수였던 그는 1997년 LG 트윈스 입단 당시 '제 2의 이종범, 유지현'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선수 시절이었다. 2010년까지 908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241 47홈런 217타점 230득점 16도루에 만족했다. KIA 시절인 2007년 6월 12일 기록한 KBO리그 사상 첫 '나홀로 트리플플레이' 정도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0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손지환 코치는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렇다고 KBO리그를 떠난 것은 아니다. 2013년부터 줄곧 SK에서 코치 직함을 달고 있다.
1군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은 그가 대부분 루키군 코치를 맡았기 때문. 비록 돋보이지는 않지만, 팀에는 꼭 필요한 '육성'쪽에서 어린 선수들을 가르쳤다.
많은 구단들이 그렇듯 SK 역시 몇 년 전부터 육성 부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시즌 초반 야수쪽에서 최정민, 유서준, 김동엽, 최승준 등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퓨처스팀에도 이진석, 임석진 등 신예들이 1군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손지환 코치 역시 이러한 흐름 속 '1군 코치'가 됐다. 젊은 선수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코치이기 때문. 시즌 출발 때 보직은 예년과 변함 없이 '루키팀 수비코치'였지만 4월 14일 KIA전 종료 이후 공식적으로 '1군 타격보조코치'로 직함을 바꿔 달았다. 공식적으로 1군 코치가 되기 전에도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대해 손지환 코치는 "하는 일은 다른팀의 타격 보조코치와 다를 것 없다"고 말하면서도 젊은 선수들에 대한 애착은 숨기지 않았다.
손 코치는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 나 또한 기분이 좋다"며 "현재 1군에 올라온 젊은 선수들의 경우 재작년, 작년에 봐오던 선수들이다. 자신감을 많이 불어 넣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시즌이 진행되면서 고참 선수들이 지칠 때가 있다. 또 부상 선수들이 나올 경우도 있다. 이 때 젊은 선수들이 메워줄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며 "경기 전후로 기존 선수들에 비해 훈련양이 많기는 하지만 무작정 훈련만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납득이 가도록, 습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3연전을 치렀다. 손 코치는 "잠실구장에 2010년 이후 6년만에 갔다. 기분이 새롭더라"고 말한 뒤 에피소드도 전했다.
"3연전 마지막날 (김)동엽이가 데뷔 첫 선발로 출장했다. 긴장해 있더라"고 설명한 손 코치는 "유희관이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니까 직구를 버리고 체인지업을 치라고 했는데 첫 안타를 체인지업을 받아쳐 기록했다. 안타를 때린 뒤 덕아웃으로 들어와서 이 부분에 대해서 말을 하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미국 무대를 거쳐 올시즌부터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동엽은 4월 28일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첫 타석에서는 유희관에게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를 날리며 첫 안타를 신고했다.
1군과 퓨처스팀을 오가는 신예 선수들의 경우 아무래도 1군 무대가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올시즌부터 1군 선수단과 함께 하고 있는 '든든한 형' 같은 존재인 손지환 코치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될 듯 하다.
[SK 손지환 코치.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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