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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엄앵란과 신성일' 돌고 돌아 확인한 마음은 결국 '하나'였다.
2일 밤 MBC '휴먼다큐 사랑' 1부에서는 온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축복 속에 부부가 됐지만 스캔들, 별거 등 화제를 모았던 원조 세기의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엄앵란과 신성일' 편이 방송됐다.
1960~70년대 한국 영화를 대표했던 두 남녀배우 신성일과 엄앵란은 온 국민의 축하를 받으며1964년 11월 14일 결혼식을 올렸지만 스캔들, 별거 등 시끄러운 소식을 전하며 원조 세기의 커플이라는 타이틀에 금이 가고야 말았다.
별거 40년 째. 유방암 선고 후 대수술을 마친 엄앵란 때문에 바람 같았던 남편 신성일이 변하기 시작했다. 합가를 선언한 것. 경상북도 영천에서 홀로 살고 있는 신성일은 2~3일 마다 집을 나서 아내의 간호를 위해 서울을 찾았다.
그런 남편의 행동이 엄앵란은 불편하기만 하다. 40년째 각자의 삶에 익숙해진 이유도 있고 지난 스캔들로 인한 상처가 아직도 여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앵란은 "서로 자유롭게 살자 고요. 꼭 붙어살아야 하는 것만은 아니지 않나. 경아 아버지도 들어 오면 답답해서 못 살 거예요"라며 합가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얼음장처럼 닫힌 엄앵란의 마음을 풀기 위해 신성일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방송에 얼굴을 들이밀고 "그때 미안했지"라며 처음으로 사과도 했다. 외모를 칭찬하고 아픈 다리를 어루만지자 엄앵란이 조금씩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긴 세월을 버티며 살아온 엄앵란은 "누구든지 나갈 땐 마음대로 나가도 들어올 때는 맘대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에요. 그게 예의에요"라며 쉽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수족 못쓰고 이러면 모시지. 아직까진 수족이 팽팽해서 갈 데가 많은 사람을 왜 잡아 들여요"라고 해 합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엄앵란과 신성일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신성일은 쉬이 마음을 열지 못하는 엄앵란을 배려하는 모습이었고, 아내는 "제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기둥이에요. 기둥은 쓰러지지 않거든요. 그리고 변하지 않거든요"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영천에서도 함께 시간을 보내며 더 나아질 두 부부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엄앵란과 신성일' 편을 기획한 김진만 CP는 조금 튀는 아이템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런 부분도 있고 알려진 사연이기도 하지만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휴먼다큐 사랑'이 추구하는 게 가족과 사랑을 되찾는 거다. 신성일 선생님이 처음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어떻게든 집으로 들어오려고 노력한다. 그런 점이 우리 삶과 닮아 있는 부분이라 생각했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던 바다.
조금 특별해 보일 것 같던 스타의 이야기. 반전은 어렵지 않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두 부부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었다. 누구나 느낄 수 있고, 목격할 수 있는 사랑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가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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