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넥센은 올 시즌 센터라인이 강화됐다.
강력한 센터라인은 현대야구에서 강팀의 필수조건이다. 센터라인은 그라운드 중앙을 책임지는 수비수들을 의미한다. 포수와 유격수, 2루수, 중견수. 이 포지션을 맡는 4명의 야수들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수비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체력적으로 강인해야 한다. 경기 상황에 맞는 능수능란한 대처능력도 필요하다. 승부처에서 나머지 4명의 코너 야수들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올 시즌 넥센 센터라인은 포수 박동원, 유격수 김하성, 2루수 서건창, 중견수 임병욱 혹은 유재신이다. 리그 최강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건실하다. 염경엽 감독은 7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우리 센터라인이 강해졌다"라고 했다.
▲강화된 넥센 센터라인
포수 박동원의 성장이 가장 눈에 띈다. 장타력과 찬스에서의 결정력이 좋아졌다. 타율은 0.245로 낮지만, 5홈런 26타점이다. 득점권타율이 0.324로 괜찮다. 또한, 도루저지율이 41.2%로 200이닝을 넘긴 주전포수들 중 세 번째로 높다. 수비력은 공격력만큼은 아니지만, 안정감이 좋아졌다는 게 염 감독 평가.
김하성과 서건창도 리그를 대표하는 키스톤콤비가 됐다. 서건창은 지난해 부상으로 장기간 공백이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건강하게 치르고 있다. 2년 전 200안타 돌파 당시의 엄청난 페이스는 아니다. 그래도 타율 0.298 2홈런 18타점 24도루로 건실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안정감 있는 수비와 빠른 발이 여전하다. 김하성도 타율 0.309 5홈런 14타점으로 한 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실책 4개를 범했지만, 수비의 안정감이 배가됐다.
여기에 임병욱과 유재신이 가세했다. 지난해까지 이택근이 중견수를 많이 맡았다. 그러나 올 시즌 넥센이 고척스카이돔으로 홈 구장을 옮겼다. 염 감독은 이택근을 코너 외야수 혹은 지명타자로 돌렸다. 대신 임병욱과 유재신을 중견수로 활용한다. 특히 임병욱은 발이 빨라 타구 커버 범위가 넓다. 외야가 광활한 코척스카이돔과 어울린다. 타격은 0.217 4타점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수비력은 건실하다.
▲그들의 가능성
염경엽 감독은 센터라인을 지키는 야수들의 가능성을 더욱 높게 평가했다. 염 감독은 "박동원은 1~2년 내에 4~6번을 칠 수 있는 포수다. 그에 맞는 기술을 갖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올 시즌 장타력에 눈을 떴다. 염 감독은 박동원이 장기적으로 중심타선에서 넥센 공격을 이끌 수 있다고 본다. 물론 현 시점에선 수비의 건실함이 훨씬 더 중요하다. 염 감독은 "국가대표 포수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박동원이 실전서 포텐셜을 조금씩 터트리는 과정이라면, 올 시즌 중견수로 중용되는 임병욱은 아직은 거친 원석이다. 그래서 염 감독의 기대치가 더욱 높다. "다리가 길면서 스피드가 빠르다. 다른 건 몰라도 타구를 쫓아다니는 건 잘 한다"라고 했다. 중견수의 넓은 수비범위가 승부처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의외로 높다는 게 염 감독 설명. 그는 "중견수의 타구 커버 범위가 넓어야 좌, 우익수의 부담이 줄어든다"라고 했다. 코너 외야수는 기본적으로 휘는 타구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좌중간, 우중간 타구는 중견수가 스피드를 앞세워 최대한 많이 커버해야 한다. 안타를 내줘도 진루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임병욱은 매력이 있는 중견수다. 타격도 마찬가지. 염 감독은 "병욱이는 좀 더 경험을 쌓으면 도루 6~70개에 홈런 20개를 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아직은 실전 경험이 부족하지만, 시간 문제라는 뉘앙스다.
넥센은 16승13패, 4위를 달린다. 외부에선 박병호, 유한준, 손승락의 이탈로 예상 밖의 선전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우연이 아니다. 강화된 센터라인이 그 증거다. 그동안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내부적으로 철저히 준비한 결과물이다.
[위에서부터 박동원, 김하성과 서건창, 임병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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