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는 몸만 만들면 안 되죠."
여자농구대표팀은 진천선수촌 입촌 3주차를 맞이했다. 6월 13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낭트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위성우 감독은 9일 전화통화서 "출국은 (6월)10일쯤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남은 준비기간은 정확히 1개월.
지난 2주간의 핵심은 몸 만들기였다. 위성우호 선수들은 기나긴 WKBL 시즌을 마친 뒤 휴식과 잔부상을 치료할 시간이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1개월~1개월 반 정도 휴식한 선수들은 소속팀에 복귀하면 '농구선수의 몸'을 다시 만드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근력, 지구력 등을 일반인이 아닌 프로선수 수준의 상태로 끌어올리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술훈련을 소화할 경우 십중팔구 부상이 동반된다. 농구는 상당히 거친 스포츠다.
농구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휴가 직후 팀에 모여 몸을 만드는 시간은 약 1개월 전후다.(물론 개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위성우호에 선발된 12명은 그 시간을 소속팀이 아닌 대표팀에서 보낸다. 그런데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을 감안하면 1달 동안 공도 잡지 않고 몸만 만들고 있을 수는 없다. 몸을 만드는 기간이 1라운드였다면, 이제부터는 2라운드다.
▲구체적인 그림을 그린다
위성우 감독은 "이제는 그림을 그려나갈 때"라고 했다. 최종예선 C조에서 맞붙을 벨라루스와 나이지리아에 대한 분석이 어느 정도 이뤄진 듯하다. (최신자료는 아니지만, 위 감독은 4월 말 소집 전에 농구협회로부터 나이지리아, 벨라루스 자료를 받았다)
맞춤형 전술마련과 반복훈련이 필요하다. 위 감독은 "지난 2주간 몸만 만들었다. 이제는 몸을 만들면서 패턴도 조금씩 해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곧 연습경기도 치를 계획이다. 가상의 벨라루스, 나이지리아를 맡을 남자고등학교 팀을 섭외 중이다. 해외전지훈련을 하지 못하는 사정상 남고와의 연습경기가 가장 좋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조금씩 올라오는 시점. 위 감독은 몸 상태에 맞게 전술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함구했다. 다만, "나이지리아가 만만찮다. 예전보다 수준이 높아졌고, 우리는(수준이) 떨어졌다. 신장과 탄력이 좋아 리바운드에 강점이 있다"라고 경계했다. 위성우호는 내부적으로 유럽의 강호이자 FIBA랭킹 10위 벨라루스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결국 나이지리아를 반드시 이겨야 8강 토너먼트에 올라간다. 위 감독은 어떻게든 나이지리아전 해법을 찾을 계획이다. 제공권 열세를 만회하는 리바운드, 박스아웃 훈련은 물론, 맞춤형 전술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여자농구 사정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디테일하다. 한 농구관계자는 "지난 3년간의 국제대회 사령탑 경험(2013년 방콕 아시아선수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우한 아시아선수권)이 이번 대회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마음 비웠다
신분 논란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첼시 리 얘기도 꺼냈다. 위 감독도 수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첼시 리가 대표팀에 합류하면 분명 제공권이 좋아진다. 그러나 마음을 비운 듯하다. 위 감독은 첼시 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만약 향후 1개월 이내 첼시 리가 무죄로 판결 날 경우, 극적으로 위성우호 합류 기회가 열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현 시점에서 검찰의 수사 진행 속도가 늦다. 검찰은 WNBA 시범경기 참가를 위해 미국에 있는 첼시 리와 에이전트를 아직 소환하지 않았다. 사건이 무죄로 종결되더라도 국내에서 특별귀화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돼야 한다. 특별귀화가 결정되더라도 대한민국농구협회가 FIBA를 상대로 최종엔트리 수정 가능성을 문의하고 답변을 받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들을 모두 거쳐 첼시 리가 뒤늦게 위성우호에 합류하더라도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함정에 부딪힐 게 분명하다. 이래저래 검찰수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첼시 리의 위성우호 합류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위 감독은 "지금 멤버들로 최종예선을 치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경은과 곽주영의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았지만,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현실적인 발언이다.
[위성우호. 사진 = 진천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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