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지금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시즌이 시작된 지 약 40일이 흐른 지금, KBO리그의 볼거리 중 하나는 바로 막내 kt 위즈의 약진이다. kt의 현재(10일 오전) 성적은 15승 16패 단독 5위. 지난 시즌 초반 31경기(5승 26패 최하위)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선전 중이다.
그러나 이런 약진 속에서도 어린 토종 선발진의 성장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팀의 15승 중 토종 선발진이 거둔 승리는 정대현의 1승 뿐. 정성곤, 주권, 엄상백은 아직 승리가 없으며 이들 중 정성곤과 엄상백은 제구 난조로 2군에 내려갔다.
특히 5월 들어 이들의 부진이 더욱 눈에 띈다. 5월에 치른 6경기 중 4경기서 토종 선발진이 나섰는데 모두 3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8일 수원 한화전서 주권이 기록한 3이닝 4실점이 최다 이닝이다. 고영표, 장시환 등 불펜진의 호투로 6경기를 3승 3패로 선방했지만 분명 바람직한 흐름은 아니다.
그러나 kt 조범현 감독은 이들에게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라고 말한다. 1군 2년 차를 맞이하는 kt는 아직까지 성적보다는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 게다가 이들은 모두 20대 초, 중반의 어린 선수들이다. 정성곤, 엄상백은 96년, 주권은 95년생이며 91년생 정대현이 국내 선발진의 맏형이다.
조 감독은 “현재 우리 젊은 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 100개 이상을 온전히 던질 수 없는 어린 투수들이다”라며 “많은 경험을 통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성장하게 될 것이다. 지금 팀이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라고 어린 선수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5회의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던 주권에게 직접 다가가 따뜻한 한마디를 전한 일화도 있다. 조 감독은 “5회가 되면 부담이 많이 되나?”라며 먼저 주권에게 다가갔다. 주권은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지만 조 감독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제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었다.
조 감독은 “벌써부터 승리에 대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1승에 대해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아라”라며 “지금은 4회까지만 던져도 잘한 것이다. 한 이닝, 그리고 한 타자에 신경 쓰는 자세를 가져라”라고 어린 주권을 독려했다. 주권은 지난달 27일 5⅓이닝 2실점의 호투로 믿음에 보답했다.
조 감독은 “가면 갈수록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발전할지 궁금하다. 발전 과정 속에서 실력뿐만 아니라 자신을 관리하는 법도 터득했으면 좋겠다”라고 이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 감독의 세심한 관리 속에 kt 어린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좌측부터) 정대현, 주권, 정성곤, 엄상백.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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