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는 신선하다.
뉴 페이스가 즐비하다. 12일 현재 홈런 선두는 김재환(두산), 루이스 히메네스(LG)의 10개다. 정의윤(SK), 최형우(삼성)가 8개로 공동 3위. 뒤이어 양의지(두산), 민병헌(두산), 에릭 테임즈(NC), 최준석(롯데), 앤디 마르테(KT), 대니 돈(넥센)이 7개로 공동 5위를 형성했다.
테임즈와 최형우를 제외하면 최근 수년간 홈런 레이스 최상위권에 있었던 타자가 없다. 외국인타자는 거의 매 시즌 바뀌지만, 국내타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홈런왕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다. 특히 김재환, 히메네스, 정의윤에겐 나름대로의 스토리가 있다.
▲김재환
김재환은 개막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포지션 경쟁자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시즌을 시작했기 때문. 그러나 4월 10일 1군에 올라왔다. 이후 폭발적인 홈런 페이스를 자랑한다. 67타수에서 10개를 때렸다. 6.7타수당 1홈런. 이 페이스로 시즌을 마칠 경우(잔여 112경기서 모두 4타수씩 추가한다는 가정) 76~77홈런이 가능하다. 물론 두산은 현실적으로 그 정도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부임하자마자 김재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타구 속도와 질이 역대 최고수준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시범경기부터 시즌 초반에도 7~8번 타순과 주전 1루수로 꾸준히 기용했다. 하지만,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다. 주전타자라면 매 시즌 슬럼프는 찾아온다. 하지만, 김재환은 2008년 데뷔 후 번번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은 김재환을 오래 기다려줄 수 없었다.
올 시즌에도 4월 말까지는 제한된 기회서 불규칙적으로 출전했다. 그러나 닉 에반스의 부진과 오재일의 옆구리 부상을 틈타 4번 1루수로 자리매김했다. 오재일이 곧 돌아오지만, 김재환의 입지는 변함 없을 전망이다. 예년보다 활용폭이 넓다. 이미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좌익수 수비훈련을 받게 했다. 지명타자도 가능하다. 김재환의 한 시즌 최다출전은 2014년의 52경기. 100경기 이상 출전할 경우 그의 홈런 개수는 초미의 관심사다.
▲히메네스와 정의윤
히메네스와 정의윤 역시 스토리가 있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대체 외국인타자로 LG에 입단했다. 성적은 30경기서 타율 0.297 10홈런 27타점. 출전 경기 수를 감안하면 지난해에도 홈런 생산력은 수준급이었다. 사실 지난해에는 슬럼프가 길었다. 2군 생활도 경험했다. 시즌 후에는 보통의 외국인선수와는 달리 이천에서 따로 추가 훈련까지 소화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경험이 올 시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올 시즌 히메네스는 LG 역사상 최초의 홈런왕에 도전한다. 그만큼 LG는 거포에 목 마르다.
정의윤은 LG의 아픈 손이다. 박병호(미네소타)와 마찬가지로 LG를 떠난 뒤 잠재력이 폭발한 케이스. 어쨌든 정의윤 개인적으로는 의미 있는 2016시즌이다. 트레이드로 SK에 합류한 작년에도 9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0.320 14홈런 51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올 시즌에는 더 좋아졌다. 붙박이 중심타자다. 타율 0.345에 8홈런 40타점. 타점 페이스는 자신의 최고기록은 두 말할 것도 없고 역대 타점왕들의 기록까지 넘볼 정도다. 홈런도 순위를 떠나서 지금 페이스라면 생애 첫 20홈런은 거뜬히 돌파할 듯하다. SK는 수년간 목 말랐던 오른손 강타자를 등에 업고 2위를 달린다.
▲변수는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타자의 타격 페이스는 시즌 중 수 차례 업 다운을 반복한다. 더구나 홈런은 타격 페이스가 좋다고 해서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팀 전력, 주변환경이 홈런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지금의 홈런 레이스 구도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지금도 상위권에 있고, 과거부터 꾸준히 많은 홈런을 때렸던 테임즈와 최형우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은 홈런을 꾸준히, 많이 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타자에게 홈런은 로망이다. 홈런왕은 리그의 꽃이다. 홈런에 욕심 없는 타자는 없다. 꼭 김재환, 히메네스, 정의윤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홈런과 무관했던 타자가 홈런레이스 상위권에 툭 튀어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런 케이스가 많을수록, 그리고 그들이 시즌 막판까지 기세를 이어간다면 그 어느 시즌보다도 홈런과 관련된 스토리가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KBO리그 흥행의 한 축이 될 게 분명하다.
[김재환(위), 히메네스(가운데), 정의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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