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프랑스 칸 곽명동 기자]13일(현지시간)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 프레스 컨퍼런스 현장. 사회자가 다니엘 블레이크 역의 데이브 존스, 케이티 역의 헤일리 스콰이어,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호흡을 맞춘 각본가 폴 래버티에 이어 켄 로치 감독을 호명하자, 전 세계에서 모인 수 백명의 영화기자들이 “브라보”를 외쳤다.
기자들은 다른 영화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잠시 박수 치다가 그쳤던 반면, 켄 로치에게는 긴 시간 동안 환호를 보냈다. 올해 80살의 노장 감독에 대한 예의였을까. 아니면 여전히 신자유주의와 싸우고 세계의 불합리에 맞서는 용기에 대한 경배였을까. 켄 로치 감독은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심근경색으로 일자리를 잃은 59살의 목수 다니엘 블레이크와 두 아이를 둔 싱글맘 케이티가 영국 복지제도의 사각지대 속에 점차 바닥으로 떨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국 복지제도의 관료주의와 싸우는 한 장애인 노동자의 투쟁을 그린 이 영화는 첫 공식 시사회 이후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켄 로치 감독은 “그것은 충격이었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이 그들의 잘못이라는 말을 듣는다. 직업을 못 구하는 것도 그들의 잘못이다”라며 “이 영화를 보고 가슴이 아프고 분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6월23일 진행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 투표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영국에 극우정부가 들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켄 로치 감독은 EU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회원국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럽의 다른 좌파 그룹과 내부에서 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켄 로치 감독은 10년 전인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아마도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또 다시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까. 이날 현장의 기자들은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었다.
[사진 제공 =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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