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 최영필이 선발 등판했다.
한화 시절이던 2010년 8월 20일 대전 SK전 이후 약 6년만이었다. 현역 최고령투수 최영필은 이날 42세 1일. 이날 승리투수가 될 경우 역대 우완투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그래도 최영필의 선발등판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이날 KIA는 경기 전과 후로 나뉘어 서재응과 최희섭의 은퇴식을 치렀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타자들은 '최희섭' , 투수들은 '서재응'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최영필의 등에도 최영필 대신 서재응이 적혔다.
최희섭과 서재응은 KIA가 성대한 은퇴식을 진행할 정도의 레전드다. 메이저리그 1세대이자, KIA에서도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서 나란히 "몸이 아파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 오래 야구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런 점에서 최영필이란 이름 석자는 묵직한 의미를 지닌다. 최희섭과 서재응만큼 화려한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만 42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서재응은 올해 만 39세, 최희섭은 만 37세다. 최영필보다 야구를 늦게 시작해서 일찍 야구를 마쳤다.
최희섭과 서재응처럼 메이저리그를 거쳐 화려한 현역시절을 보내는 건 모든 야구선수의 꿈이다. 그런데 최영필처럼 건강하게 오랫동안 야구하는 것도 화려함 못지 않게 소중하고, 가치 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대야구에서 장수선수는 그만큼 가치가 높다. 최영필은 이날 패스트볼 최고 140km을 찍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최영필 역시 은퇴 위기가 있었다. 한동안 소속팀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KIA에서 화려하게 재기했다. 김기태 감독이 부임한 2015년에도 불펜에서 소금같은 역할을 했다. 5승2패10홀드 평균자책점 2.86. 생애 첫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따낸 시즌이었다.
올 시즌에도 김 감독은 최영필을 중용한다. 부상자가 많고, 경험이 적은 젊은 투수가 많은 KIA 불펜 현실상 최영필의 존재감은 가볍지 않다. 급기야 최근 4~5선발에 구멍이 생기면서 김 감독으로부터 선발투수로 호출 받았다. 2⅓이닝만에 물러났지만, 1실점하며 나름대로 호투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선발로 5~6이닝을 던지는 건 애당초 무리였다.
최희섭과 서재응이 주목 받은 날, 공교롭게 최영필의 존재감도 빛났다.
[최영필. 사진 = 광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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