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는 작품에 따라 변화하고 진화한다. 때론 넘어지고, 고통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고여 있던 물은 다시 흐르게 된다.
고여 있는 물 만큼 매력 없는 배우도 없기에 배우 박정표 역시 그 고통을 이겨내고 변화하려 한다. 그런 부분에서 연극 ‘장수상회’는 박정표에게 깨우침을 줬고, 변화와 진화를 가져다 줬다.
연극 ‘장수상회’는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과 소녀 같은 꽃집 여인 임금님의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그려낸 작품. 극중 박정표는 김성칠 아들이자 ‘장수상회’ 사장인 김장수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박정표는 “확실히 선생님들은 무대에서 치열하게 하시는 게 몸에 배어 있다”며 “선생님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고 운을 뗐다.
“물론 선생님들과 함께 하니 어려운 점이 있어요. 하지만 본능적으로 요령을 배우게 되니 좋더라고요. 제가 그런 부분에 있어 잘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언제 이렇게 선생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무대에 서볼 수 있겠어요. 그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까 그 자체가 정말 영광이죠.”
무대 경험이 많은 박정표이지만 확실히 대선배들은 달랐다. 어느 정도 무대에 적응했다고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박정표는 “정말 건방진 얘기지만 이제 좀 무대 연기를 할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떠는 걸 보고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사실 떨어서 조금 좋은 건 있어요. 솔직히 이전 공연에서는 조금 여우짓도 하면서 관객들도 보고 했었거든요? 근데 이번엔 그러질 못하는 거죠. 혹시라도 놓치거나 하면 망가져버리니까 오롯이 무대 위 백일섭, 이호재 선생님 한테만 말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랬던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약간 새로 얻게 된 신기한 경험이에요. 정말 더 집중하게 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박정표는 극중 임금님의 딸이자 엄마의 연애를 걱정하는 김민정 역을 맡은 김민경에게도 많은 것을 배웠다. “타고난 게 있어서 부러운 게 있다”며 “이끌어가는 힘이 있고, 타고난 감이 있다. 자기 것을 만들어 놓은 상태로 과감성이 있어 배울 점이 많다”고 칭찬했다.
“선생님들이나 동료 배우들한테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젊은 배역들은 잠깐 잠깐 나오기 때문에 감정이 설득력 있게 쌓아지지 않아 보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젊은 배우들이 나왔을 때 무너진다는 얘기를 안 듣게 하려고 해요. 책임지고 해내려고요.”
박정표가 이처럼 책임지고 전 연령층을 설득시키고 싶은 이유는 또 있다. ‘장수상회’가 5월 가정의 달,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작품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장수상회’는 진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에요. 잊고 있었던 가족들 간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죠. 5월은 가정의 달이잖아요.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부보님 모시고 오시면 좋겠어요. 많이들 오셔서 이 삭막한 세상에 따뜻함을 갖고 가셨으면 해요. 요즘은 울고 싶어도 쉽게 울지도 못하는 세상이잖아요. 감정을 다 표출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데 공연을 보는 동안만큼은 감정을 그대로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가족을 생각하면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여러분 역시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해요. 제가 그런 시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연극 ‘장수상회’. 공연시간 100분.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문의 02-929-1010
[박정표.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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