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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프랑스 칸 곽명동 기자]순제작비 86억원의 ‘부산행’의 메가폰을 잡은 연상호 감독. 애니메이션을 하다가 첫 실사 장편영화에 도전한 연상호 감독은 칸의 호평 이후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칸 영진위 부스에서 기자와 만나 “1년에 영화 1~2편을 보는 관객을 위해 만들었다”면서 “관객이 좋아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마동석 씨가 등장할 때마다 관객이 빵빵 터지더라고요.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클리셰 같은 캐릭터이긴 하지만, 재미있으니까요.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칸 시사회 때는 관객이 욕하고 나갔어요(웃음). 칸 관객이 게임을 즐기듯이 좋아해주니까 기분이 좋네요.”
마동석은 ‘부산행’의 승자다. 우람한 체구로 좀비들과 맞서는 대목에서 액션과 코미디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며 칸의 관객을 매료시켰다.
“칸에 못 와서 속상하다고 했어요. 드라마 촬영 때문에 도저히 올 수가 없었어요. 저도 갑자기 칸이 결정돼서 미친 듯이 작업했죠. 현재는 95% 정도 완성된 버전이예요. 장영규 음악감독이 ‘곡성’을 같이 하고 있었는데, 두 영화를 함께 하느라 소위 말하는 ‘멘붕’이 왔어요. 음악도 아슬아슬하게 완성했어요.”
좀비는 사회적 함의가 많은 크리쳐다. 그는 애니메이션 ‘서울역’에서 어둡고 직설적인 함의를 담아냈다. 브뤼셀 영화제에선 “칼 맑스의 유령이 부활했다”고 평했다.
“‘부산행’에는 사회적 함의를 많이 담지 않았어요. 애니메이션 ‘서울역’의 외형만 빌려와서 만들었죠. 그래도 관객들이 눈치를 채더라고요.”
그는 시나리오를 쓸 때 가상의 관객을 만든다. 이전까지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에 집중했다면, ‘부산행’은 1년에 영화 1편을 보는 관객을 위해 만들었다.
“친한 친구인 최규석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줬더니, 네 작품 중에 최고의 걸작이 될 거라고 얘기해주더라고요(웃음). 다음에도 실사영화를 만들 거예요.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경쟁부문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는데, 경쟁에 진출 하겠죠?(웃음)”
[사진 왼쪽부터 연상호 감독, 김수완, 공유, 정유미. 제공 =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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