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KIA 마운드는 두 얼굴을 지녔다.
KBO리그 정상급 투수들과 1군에서 꾸준히 활약한다는 보장이 없는 투수들이 고루 포진했다. 보직 구성만 보면 선발보다 불펜이 불안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불펜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해 힘겨워하는 것과는 별개로 승부처에서 그럭저럭 버텨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선발진 후미는 상당히 약화된 상태다.
한 마디로 현재 KIA 마운드는 불안함과 반전이 공존한다. 불안감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반전으로 가는 토대를 단단하게 닦는 게 중요하다. KIA는 17일 현재 평균자책점 4.17로 3위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30, 불펜 평균자책점 3.93으로 준수하다.
▲반전
시즌 전 KIA 불펜은 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실제 지금도 불펜에서 상대 타자들을 구위로 압도하는 투수는 없다. 시즌 초반 곽정철이 혈행장애로 이탈하면서 확실한 메인 셋업맨과 마무리투수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KIA의 팀 홀드는 13개로 6위다. 어쨌든 박빙 상황에서의 연결은 원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확실한 필승계투조가 없는 부작용일 수 있다. 한편으로 양현종,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이 선발 등판할 때는 불펜 소모를 의도적으로 줄인다. 그러나 팀 세이브 역시 13개로 리그 1위다. 어쨌든 3점 이내 리드 상황서 확실히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뜻. 블론세이브도 4개를 범했지만, 예상 외로 뒷문은 그렇게 약하지 않다.
김기태 감독은 불펜 투수들의 당일 컨디션, 데이터, 투구일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 신중하게 불펜을 운영한다. 마무리로 등판한 투수들이 제 몫을 해냈다. 김광수가 3세이브, 곽정철, 최영필, 홍건희가 2세이브, 김윤동, 배힘찬, 임기준, 한기주가 각각 1세이브를 따냈다. 현 시점에서 KIA 필승계투조는 김광수, 홍건희, 심동섭 위주로 운영된다.
KIA 불펜에는 73번째 경기부터 임창용이 가세한다. 7월부터 임창용이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를 맡는다고 보면 된다. 그럴 경우 중간계투진이 상대적으로 넉넉해진다. 앞으로 1개월 반이다. 그때까지 최대한 지금 자원들로 버텨내야 한다.
▲불안
시즌 전 KIA 선발진은 불펜에 비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김윤동과 임준혁의 5선발 경쟁 외에는 별 다른 이슈가 없었다. 양현종 윤석민 헥터 지크로 이어지는 1~4선발 내구성은 리그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의 등판 순번 결정은 김 감독으로선 행복한 고민이었다. 5선발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지만, 어차피 KBO리그에 5선발까지 타자들을 압도하는 팀은 없다.
그러나 시즌 1개월 반이 지난 현 시점, 오히려 불펜보다 선발 걱정이 크다. 지난주 김 감독도 "다음주 선발진 운용이 걱정된다"라고 털어놨다. 현재 KIA 선발진은 비상이다. 양현종, 헥터, 지크는 걱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윤석민과 한기주, 임준혁의 공백으로 4~5선발이 사라졌다는 점. 윤석민은 어깨, 임준혁은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당분간 1군 복귀가 힘들다. 한기주는 임시 선발로 나섰으나 최근 잠깐의 휴식기를 갖고 있다.
문제는 불펜이 확실한 필승계투조 없이 운영되는 상황서 선발진 후미마저 약화되면서 전체적인 마운드 운영의 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김 감독은 최근 임기준에 이어 베테랑 최영필을 선발로 활용했다. 이들이 잠시 선발진으로 빠져나가면서 불펜 운영이 더욱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다. 다행히 한기주가 언제든 1군에 올라와서 선발진에 재합류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윤석민이 가세해야 선발진은 물론, 불펜도 안정된다. 반전과 불안의 공존. KIA 마운드의 현 주소다.
[김광수(위), 홍건희(가운데), 최영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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