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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예능 PD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요? 관리자가 되기보단 현역에서 일하는 PD이고 싶어요. 오랜 시간 동안."
박상혁 PD는 예능 PD가 된 것을 단 한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했다. 오히려 '안 했다면 어쩔 뻔 했을까'라는 생각에 주먹을 불끈 쥔다. 대기업 사무실에 앉아 있는 자신을 떠올려 봤을 때 참을 수 없는 박 PD다.
"어린 시절부터 평생 이걸 꿈꿨고, 이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았죠.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사실 쉽지 않은 어려운 길이지만 가장 좋은 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거 같아요. 제 작품을 내고, 한 주 한 주 아이템을 고민하고, 시청자의 반응을 보는 작업들이 즐거워요. 특히, 제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인기를 얻는 연예인들을 보면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박 PD는 '강심장'을 자신의 대표작이자, 전성기로 꼽았다. 하지만 '동 트기 전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듯이, '강심장' 전작이었던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 연출 당시 큰 스트레스와 좌절을 맛봤다. "'웃찾사'를 연출할 당시 제가 들어가면서 3개월 만에 시청률 20%를 찍으면서 전성기를 맞았어요. 그 때 자신감이 넘쳤고, 오만했죠. 그 이후에 '라인업'을 했는데, 그 땐 정말 뭘 해도 안 됐어요. 뭘 해도 될 때가 있었지만, 뭘 해도 안 될 때가 온 거죠.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노력도 먹히지 않는 순간이었어요."
당시 '라인업' 편집 테이프를 넘기고, 집으로 돌아가던 박 PD는 처절한 실패감을 느꼈다. 그리고는 정말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됐다.
"제가 감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잘 됐던 건 제 감 때문이 아니었던 거죠. 한 프로그램이 잘 되려면, 상황, 운, 주변 사람들, 심지어 하늘까지 도와줘야 하는 거 같아요. 여러 가지가 잘 어우러져야만 가능하다는 걸 알았어요.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PD로서 시청자와 소통을 하면서 주변 스태프들 상처주지 않으면서 끌고 갈 수 있느냐 하는 거였어요."
'좋은 PD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박상혁 PD는 "반드시 실패해야 한다"고 했다. "그 사람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들어야 성공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일어날 수 없을 정도러요. 내 감이 좋아 되는 게 아니고 천지만물이 도와줘야 되는 게 예능이다는 걸 깨달은 사람이 좋은 PD라고 봐요. 실패하고 좌절하면 세상과 예능과 나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거든요. 그걸 원동력으로 다시 뛸 수 있어요. 실패를 두려워 하면 안 돼요."
곧 데뷔 20년 차를 바라보는 PD로서 예능 PD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한 참을 곰곰히 망설히던 박 PD는 "자기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이 유리한 거 같아요. 깊은 지식 보다는 얕은 지식이지만 경험이 많은 사람이 확실히 예능에 접근을 잘하죠. 제일 중요한 건 '열린 마인드'인 거 같아요. '내가 잘났다', '내 감이 천재'라든가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할까 귀가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집이나 아집은 금물이겠죠."
아직도 신인의 젊은 PD처럼 살아가고 싶다는 박상혁PD는 여전히 싱그럽게 내일을 꿈꾸고 있었다. "모든 PD가 그럴 거 같은데, 나의 다음 프로는 정말 재미있게 만들어 봐야지. 그 프로그램이 사람들에게 인정 받으면 정말 좋겠다는 게 제 꿈입니다. 또, 한 가지는 좋은 사람들과 연예인이 좀 더 시너지를 내서 좋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한 프로그램 당 100명 이상의 스태프가 동원됩니다. 그들과 함께 다음 작품을 꿈꾸는 그런 PD가 되고 싶습니다."
[박상혁 PD.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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