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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참 편안했다. '섭외甲'으로 정평이 난 박상혁 PD의 매력은 특유의 편안함과 신뢰감인 것 같았다.
가수 박정현, 윤도현, 김조한, 거미 등을 비롯해 최근엔 가수 자이언티까지 SBS 예능프로그램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로 불러 모은 박상혁 PD는 그 동안 '강심장'을 비롯해 '룸메이트' 시즌1과 2, '불타는 청춘' 등을 만들어 온 베테랑 연출자다.
"'강심장' 때 20명씩 4년이었죠. 나중에 집계해 보니까 1500명 정도 되더라고요. 웬만한 대한민국 연예인 중 제 전화 안 받아본 연예인은 없을 거에요. 하하! 제가 미국 연수를 가는 바람에 '강심장'이 막을 내리게 됐죠. 그래도 그 때 인연들이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어요. 제가 프로그램 한다고 하면 선뜻 도와주는 분들도 많고요."
박 PD가 미국 유학을 갔을 당시 '저 섭외는 못 한다'며 '강심장'을 맡아 할 PD가 없었다. 그만큼 친화력 좋고, 출연 연예인들과 교감이 큰 박 PD의 가장 큰 기획 신조는 '연예인 떠받들지 않는 것'이다. 아이러니 하지만, '떠받들지 않는 것'이 프로그램을 잘 만들 수 있는 비결이다.
"제가 만드는 프로그램은 연예인 떠받들어주는 게 없어요. 떠받들어 주기 보다 조금 더 치열하고 험한 상황에서 연예인들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다고 봐요. 가혹함 속에서 의외성이 시작되죠. '예능은 이럴거야'라는 생각을 깨고,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나는 변칙이 예능의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소신은 '신의 목소리'에서도 잘 드러난다. 가수들에게 참으로 가혹한 프로그램이다. 3시간이라는 물리적으로 한정된 시간 안에 가수들의 의외성과 한계를 본다. 현재 고군분투 하고 있는 박정현, 윤도현, 거미 등에게 "새로운 면을 봤다"고 말하는 시청자가 많은 이유다.
"그런 가혹함 속에서 저와 출연자도 그렇고, 출연자들끼리도 되게 친해지는 거 같아요. 사실 가수들을 힘들게 하는 저도 참 미안하죠. 그래도 그 속에서 가수들끼리 리허설 때 나누는 한 마디가 재미 있고, 말 그대로 예상 못한 거더라고요. 그리고, 녹화 끝나면 '생방송 끝난 기분'이라면서 함께 회식도 하고 술도 많이 마십니다."
박 PD는 어렵게 설득한 박정현과 김조한이 가수로서 맞이한 새로운 전환점을 귀띔했다. "사실, '신의 목소리' 섭외가 정말 어려웠어요. 박정현 노래 잘 하는 건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아는데, 어느 예능에 나가서 똑같은 경연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 박정현의 트로트, 박정현의 댄스는 어떨까 하는 대중의 궁금증을 채워달라는 말에 섭외에 응했죠. 그리고 이것 때문에 노래방 기계까지 사신 김조한 씨는 록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좋아하셨어요."
출연자를 떠받들기 보다 한계로 몰아 넣는 박상혁 PD의 '의외성' 기획이 통한 순간이다.
[박상혁 PD.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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