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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곡성’이 300만 고지도 넘어섰다. 전야 개봉 8일, 공식 개봉 7일 만이다. 이미 나홍진 감독의 전작인 ‘황해’(누적 216만명)의 기록을 넘어섰으며 ‘추격자’(누적 507만명)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실 ‘곡성’에 대한 기대치는 시작 전부터 한껏 높았다. ‘추격자’, ‘황해’로 관객과 평단에게 눈도장을 찍은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인데다 시나리오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시나리오를 먼저 접한 영화 관계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촬영 기간에는 나홍진 감독의 집요한 촬영 방식이 회자됐다. 타협은 없었다. 다른 영화 두 편을 찍을 기간에 한 편을 완성하며 깐깐함을 고집했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후에는 극찬이 끊이지 않았다. 근래 나온 한국 영화 중 최고라는 평도 흘러 나왔다. 개봉 된 후에는? 관객들이 증명해 보였다.
‘곡성’은 나홍진 감독과 전작들과는 조금 다른 작품이다. 그동안 나홍진 감독이 가해자에 집중한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피해자에 집중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같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지만 직접적 묘사가 없다는 점도 색다르다. 이와 관련해 나홍진 감독은 “'황해'를 개봉했을 때 극장에 갔다. 맨 뒷자리에 앉아 영화를 봤는데, 그 때 크리스마스였다. 연인이 영화를 보는데 갑자기 여자분이 엎드리고 점퍼를 뒤집어쓰더라. 굉장히 죄송스러웠다. 남의 중요한 날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이미지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변화를 꾀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명확함이 없다는 점도 색다르다. 여러모로 모호함으로 가득한 ‘곡성’은 관객에 따라 각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나홍진 감독은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도 옳다고 믿는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분명한 이야기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 믿지 못하는 장치가 있어서 관객들이 미끼를 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덕분에 ‘곡성’을 본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난 뒤 자신들의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며, 궁금증을 해소하는 등 2차적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여기에 영화의 만듦새, 배우들의 열연, 명품 스태프들의 완벽한 시너지 등도 두말하면 입 아프다. 이런 ‘곡성’이기에 현재와 같은 ‘이유 있는’ 흥행이 가능했다. ‘곡성’은 지금까지의 ‘나홍진 영화’와 다르지만 영화를 본 후에는 너무나도 ‘나홍진 영화’스럽다고 느낄 만한 작품이다.
아직까지 나홍진 감독이 던진 ‘곡성’이라는 미끼를 물지 않은 관객이라면, 잔혹한 강렬함도 받아들일 수 있는 관객이라면, 생각할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극장을 찾길 추천한다. 참고로 ‘곡성’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작품이다. 또 ‘곡성’을 재밌게 본 관객의 경우 다시 한 번 보길 바란다. 볼수록 더 재미있다.
[나홍진 감독과 영화 ‘곡성’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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