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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곡성’이 관객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았다. 관객에 따라 좋고 싫음이 극명히 갈리기는 하지만, 다수에게 소위 ‘미쳤다’는 호평을 받으며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전야 개봉 8일, 공식 개봉 7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이다.
이런 흥행의 중심에는 양지가 아닌 음지에서 물심양면으로 ‘곡성’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땀 흘려 온 스태프들이 있다. 산 속에 길을 내며 장비를 지게로 지고 나르고, 누구보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늦게까지 묵묵히 피땀 흘리던 스태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관객을 현혹시킨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
나홍진 감독이 ‘곡성’의 아버지였다면, 어머니는 임민섭 프로듀서다. 그동안 ‘채식주의자’, ‘페스티발’, ‘특수본’, ‘7번방의 선물’ 등을 선보여 온 임민섭 프로듀서는 ‘곡성’에서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다른 영화의 두 배에 달하는 약 6개월 동안의 촬영 기간 동안 감독의 영역을 제외하고 현장을 조율하는 장본인이었던 만큼 그의 능력이 십분 필요했다. 여기에 6개월간의 프러덕션 기간과 1년 여의 후반작업 기간까지. 나홍진 감독, 배우 못지않은 ‘곡성’ 흥행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홍경표 촬영 감독은 나홍진 감독이 “처음 촬영감독님으로 모실 때, 정말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선생님으로 모시겠습니다’ 하고 간 것”이라며 “실제로 진짜 많이 배웠다”고 밝혔던 인물. ‘설국열차’, ‘마더’, ‘해무’ 등을 선보였으며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촬영상 등을 수상했다. 나홍진 감독이 “야수”라 칭할 만큼 감각적인 인물로, ‘곡성’의 숨막히면서도 아름답고 장엄한 화면을 탄생시켰다.
이후경 미술감독은 극사실주의에 가까운 미술 연출을 선보였다. 관객이 소품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것들이 진짜다. 일광(황정민)의 굿 신에서는 ‘곡성’에 맞게 소품, 세팅 방식 등을 재창조하기도 했다. 이후경 미술감독은 나홍진 감독, 임민섭 프로듀서 모두와 인연이 있는 인물인데 나홍진 감독과는 ‘황해’, 임민섭 프로듀서와는 ‘7번방의 선물’을 함께 했다.
채경화 의상감독은 ‘추격자’, ‘황해’에 ‘곡성’까지 나홍진 감독의 전 작품을 함께 한 인물이다. ‘황해’로 제48회 대종상영화상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고정관념을 깬 의상으로 인물과 상황을 표현해 냈다. 이를 위해 현지에서 옷을 구입하는가 하면 영화에서 돋보이는 무명의 흰 옷, 일광의 무복 등을 제작해 캐릭터에 숨을 불어 넣었다.
김선민 편집감독 또한 나홍진 감독의 전 작품을 함께 했다. ‘곡성’이 나홍진 감독의 전작과 달라 보이도록 만드는데 크게 일조한 인물로, 서서히 긴장을 고조시키며 후반부로 갈수록 심장을 옭죄어 오는 ‘곡성’ 만의 호흡을 만들어 냈다. 3시간 30분짜리 현장 편집본이 156분의 ‘곡성’으로 완성됐으니, 그의 고생을 짐작할 만하다. ‘추격자’로 제7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편집상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곡성’의 음악은 장영규, 달파란 음악감독이 맡았다. 여러 사운드를 혼합해 ‘곡성’ 만의 색을 만들어낸 장본인 들이다. 특히 주인공인 종구(곽도원)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음악만으로도 종구의 감정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때로는 기괴하고 섬뜩하게, 때로는 한 없이 인간적이게 ‘곡성’의 풍부한 사운드를 책임진다.
앞서 ‘곡성’의 주연배우 곽도원은 인터뷰 중 50~60명의 스태프들이 촬영을 위해 이동하는 자신에게 박수를 쳐줘 감동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곽도원은 물론 한 명 한 명의 스태프 모두 박수 받아 마땅할 만한 열정으로 완성된 작품이 바로 ‘곡성’이다.
[영화 ‘곡성’ 스틸.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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