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영화 ‘곡성’을 잘 표현해주는 말이 아닐까 싶다. ‘곡성’은 영화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곡성’은 여러 의문을 던지는 영화다. 단순하게 영화 속 궁금증부터 나홍진 감독이 말하려는 더 큰 세계들까지, 10명의 관객이 관람했다면 10가지 해석과 궁금증들이 나올 수 있는 영화가 바로 ‘곡성’이다.
때문에 영화 관련 게시판들에는 ‘곡성’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개인 블로그 등에서도 자신들이 본 ‘곡성’에 대한 글들을 심상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패러디물이 등장하고 문제집을 풀듯 정리글, 해석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서로의 글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며 토론의 장이 벌어지기도 한다. 여기에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찾고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급기야 다른 배급사에서 투자 배급을 할 경우 결말이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한 글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관객들이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여기서 재미를 찾고 있는 것. 이 모든 것이 최근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다.
때문에 ‘곡성’이 갖는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영화도 좋지만, 그 사이 한국영화는 다양한 장르를 잃었고 소재는 획일화됐다. 영화의 폭이 좁아지며 다양한 배우들이 설 자리도 좁아졌다. 돈이 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주가 되는 사이 ‘곡성’처럼 관객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화들은 어느 새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
‘곡성’은 전야 개봉 8일, 공식 개봉 7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이다. 꼭 관객의 구미에 맞춰 만든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날 영화’가 아니어도 만듦새만 좋다면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 중이다. ‘곡성’ 처럼 영화 관람 후에도 관객으로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들이 더 많아 지길 바라본다.
[영화 ‘곡성’ 스틸.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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