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번은 양의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라인업에 가장 먼저 적는 타자는 5번 양의지"라고 했다. 양의지에 대한 높은 신뢰, 나아가 중심타자로서의 가치가 드러나는 한 마디다. 양의지는 올 시즌에도 맹활약하고 있다. 34경기서 타율 0.373, 9홈런 28타점 26득점. 타율 2위, OPS(1.090) 3위다. 18일 잠실 KIA전서는 멀티홈런을 쳤다.
양의지는 올 시즌 34경기 모두 5번타자로 출전했다. 올 시즌 4경기에 결장했지만, 일단 선발라인업에 들어가면 무조건 5번타자였다. 김태형 감독은 "5번에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발장타력을 갖춘 양의지는 5번타순과 잘 어울린다. 지난해에도 김 감독은 양의지를 5번타자로 자주 활용했다.
▲5번타자 양의지의 숨은가치
올 시즌 두산 4번타순은 변화가 심했다. 닉 에반스를 시작으로 오재일, 김재환으로 이어졌다. 에반스가 부진하자 오재일이 맹활약했다. 오재일이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되자 김재환이 맹활약했다. 오재일과 김재환은 6~7번 타순 맹활약을 바탕으로 차례로 4번타순에 들어왔다.
오재일이 18일 잠실 KIA전서 1군에 복귀했다. 김재환과의 타순 정리가 궁금했다. 김 감독은 오재일이 4번타자로 좀 더 어울린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김재환이 17일 경기서 홈런을 치면서 막상 18일 경기서는 김재환을 4번 좌익수, 오재일을 6번 1루수로 내세웠다.
김 감독에게 "오재일과 김재환을 4~5번 타순에 붙일 생각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감독은 "5번은 양의지"라고 했다. 김재환 4번-오재일 6번, 혹은 오재일 4번-김재환 6번 카드를 사용하되, 양의지를 두 사람 사이에 집어넣겠다는 뜻이다.
양의지는 "나로선 5번타자가 좋다"라고 했다. 단순히 양의지의 타점 생산능력, 장타력이 극대화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양의지는 "솔직히 우투수보다 좌투수가 편하다. 두 왼손타자 사이에 있으면 경기 중, 후반에 아무래도 좌타자를 상대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양의지는 우타자에게 0.330으로 좋다. 그러나 좌타자에게는 18타수 11안타 타율 0.611로 아주 강하다.
양의지가 5번을 지키면 오재일과 김재환, 양의지 모두 득이 된다. 양의지는 "투수들이 재일이 형과 재환이에겐 어렵게 승부한다. 그 사이에 나에겐 좀 더 쉽게 승부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상대 팀으로선 잘 나가는 오재일, 김재환과의 승부에 집중하다 양의지에게 한 방을 맞을 수 있다. 반대로 양의지가 5번에서 잘 치면 오재일과 김재환 입장에서도 견제를 분산할 수 있어서 좋다. 결국 두산 라인업에서 양의지 5번 카드는 아주 유용하다.
▲적절한 휴식의 의미
양의지는 단 4경기에 쉬었지만, 선발라인업 제외가 4경기 더 있었다. 양의지의 빈자리를 박세혁, 최재훈, 최용제가 잘 메워냈다. 여전히 양의지에 대한 두산의 의존도는 높다. 그러나 지난해보다는 양의지에게 휴식시간이 좀 더 많은 건 확실하다.
양의지는 허리와 무릎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수 차례 반복하는 포수 특성상 어쩔 수 없다.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김 감독은 양의지를 되도록 무리시키지 않는다.
양의지는 "백업 포수들 덕분에 우리 팀이 여기까지(선두) 온 것 같다. 3명의 포수 모두 잘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1경기 휴식의 의미가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그 다음 경기서 몸 상태와 체력이 달라진다. 전날 쉬면 다음날 경기 후반에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 특히 타격밸런스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철저한 관리가 5번타자 양의지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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